한보사태 이후 악화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차입 금리조건이 국제신용평가
기관의 국내은행 신용등급 절하를 계기로 더욱 나빠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보에 거액을 물린 제일,조흥,외환은행 등 3개 은행에 대한
무디스사의 평가등급이 절하된 뒤 악화된 금리조건이 6개월 이상 지속될
전망이어서 코리안 프리미엄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보사태 이전에는 0.3%포인트에 머물던 제일,
조흥은행의 가산금리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0.15%포인트가 높아진 0.45%로
적용됐으나 지난주에 발표된 무디스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이번주에는
추가로 0.05%포인트 가량이 얹혀져 코리안 프리미엄이 0.2%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한보와 관련이 없는 한일, 상업은행 등 우량은행들도 가산금리가 한보이전
보다 0.075%포인트가 높아진 0.375%선에서 단기물을 차입하고 있다.

특히 3월말 결산인 일본계 은행들이 제일, 조흥은행 등에 대한 신규거래를
중단하다시피 한 상태에서 거래규모를 줄여나가고 있어 대외신인도가 비교적
높은 외환은행을 빼고는 한보 관련 시중은행들이 해외차입에 애를 먹고 있다.

장기차입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종전에는 5년만기물의 경우 리보에 0.1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어조달했으나 최근에는 0.05%포인트가 추가된 0.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추가금리가 0.1%포인트나 높아져 리보에 0.33~0.3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은 수준이다.

금융계는 국내 경제에 대한 한보여파가 쉽사리 가시기 힘들고 거액의
부실여신을 떠안게 된 한보관련 은행들이 무더기로 감독기관의 징계를
받는 등 국내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우려돼 장.단기 금리에 추가되는 최고
0.2%포인트까지의 코리안 프리미엄이 최소 3~6개월 가량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