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갑만한 크기의 꼬마전화기"

"끓일수 있는 물의 용량이 커피잔 세잔에 불과한 미니포트"

"지름이 한뼘도 되지 않는 초소형 어항"

"바닥길이 15cm짜리 미니다리미"...

외견상으로는 미니어춰와 잘 구별되지 않으나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확연히 다른 이들 "꼬마상품"이 소비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초소형 화장품케이스, 동전지갑 등 휴대용품으로부터 시작된 상품의 미니화
는 이제 가정용품으로까지 확산됐다.

꼬마상품은 주고객인 신세대 소비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증가속도를 더해가는
추세다.

백화점이나 신세대 전문점 등에는 이미 "꼬마상품코너"라는 이색 매장이
등장했다.

신세대를 주고객으로 삼고있는 메트로미도파는 미니어항과 꼬마전화기
매장을 따로 두고 있다.

값이 1만5천~9만원선인 미니어항은 하루 1백50만원어치, 대당 1만5천원정도
하는 중국산 꼬마전화기는 50만원어치가 팔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
품목이 됐다.

신세대여성용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명동의 패션전문점 유투존은 2층
목좋은 자리에 "미니상품코너"를 설치했다.

견본제품 몇가지만 넣어 다닐수 있는 화장품케이스, 동전지갑, 자 수첩
등 미니문구, 등에 걸치는 색(sack) 등 앙징맞은 상품들이 이 코너의 주요
아이템.

유투존은 이 코너의 하루평균 매출액이 1백만원에 이르자 당초 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던 당초 계획을 바꿔 상시독립매장으로 운영키로
했다.

유투존은 호출기만한 크기에 50여가지 게임을 즐길수 있는 미니게임기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에서 들여온 가정용 꼬마상품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상품이 이탈리아 아리에떼사의 미니다리미.

밑판 길이가 15cm에 불과해 손잡이를 접으면 손가방에도 들어간다.

스팀기능까지 있어 출장이나 여행시 안성맞춤이다.

롯데는 용량 3백cc짜리(커피나 홍차 3잔 분량) 미니유리포트도 선보였다.

일본 하리오사에서 만든 이 제품은 디자인이 앙징맞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롯데의 미니상품은 가정용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만큼 주고객은 신세대
주부들이다.

상품의 미니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맥주와 과즙음료에도 기존 제품의 용량을 대폭 줄인 미니상품이 등장했다.

OB 조선 진로쿠어스 등 맥주 3사가 지난해 여름 내놓은 2백40~2백50ml짜리
소용량 캔맥주는 캔맥주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히트를 쳤다.

꼬마상품 "붐", 다시말해서 상품의 미니화는 과연 소비구조의 변화를 예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 현상인가.

꼬마상품은 신세대가 주요 고객이다.

자기만의 공간을 꾸미고 싶어하는 신세대 특유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제품
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구매력을 갖춘 신세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때
꼬마상품의 인기는 높아지면 높아졌지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경박단소화와 달리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식의
감성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꼬마상품의 인는 거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창진 미도파백화점 영업팀과장은 "신세대들이 미니상품들을 선호하는 것은
설치나 휴대가 간편하고 귀여워 보기 좋다는 이유외에 미니상품 천국인 일본
잡지의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실용성에서 일반제품에 뒤지기 때문에 시장을 넓혀가는데는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꼬마상품의 인기가 거품으로 끝날지, 아니면 주가를 더 높혀갈지 주목된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