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뿐만아니라 경제계에서도 2세를 조심하라는 말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중견기업들이 이런 주장의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도가 났거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된 기업들중엔 2세 또는
3세 경영 기업들이 많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전문가들은 2세 경영인들의 지나친 과욕이 과잉투자를 부르고 이것이
부실을 부른다고 지적한다.

유원건설이 대표적인 케이스.

과잉투자 외에 내부관리 부실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회사가 커온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사소하지만 중요한 업무 노하우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로 기업체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주장이 많다.

이들은 2세 경영자가 등장하면 자연 그동안의 공신(전문가들)들은 홀대받고
새로운 충성파들이 생기면서 회사는 내분에 빠진다는 점을 든다.

특히 지나치게 유학파 중심으로 회사를 꾸리다간 큰 코를 다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또 하나 빼놓을수 없는 것중에 하나가 2세 경영인이 등장한후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이 의전절차라는 점을 지적한다.

2세는 창업자와는 달리 성장 과정을 통해 쌓아온 정통성이 없기 때문에
오너로서의 권위를 갖추기 위해 각종 의전절차 같은 것이 거창해지기 시작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뼈를 키워온 원로 임원들중엔 어쩔수 없기는 하지만 2세 경영인들
과는 깊은 얘기가 안된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창업자로부터는 꾸지람을 들어도 이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데 2세로부터
지적을 받게 되면 "이러다간 다음 주총도 오기 전에 목이 달아나는 것 아니냐
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런 부작용이 누적되면 결국 회사는 안에서부터 곪게 되고 결국 사소한
무리수가 회사를 부도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