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들어 한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사전조사를 강화하는가 하면 판매선을
놓고 국내 기업들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최근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진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도요타 미쓰비시 닛산
혼다 등.

이들은 국내에 직판법인을 설립하거나 딜러를 통한 간접판매 등의 형태로
국내시장 진출을 적극 서두르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직접진출이 가장 유력한 업체는 미쓰비시다.

미쓰비시는 올해안으로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미쓰비시종합상사를 통해 국내 판매선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쓰비시상사는 국내 수입차업체는 물론
대기업들과도 딜러선정을 위한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쓰비시상사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업체는 고성진흥 신한자동차
삼환까뮤 등 수입차업체들과 대기업으로는 현대 선경 한진 두산 등이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가 최근 한국에 들어와 자동차시장에 관한 폭넓은 연구
조사를 벌이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점도 미쓰비시의 한국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도요타는 아직 직접 진출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미 작년 5월부터
진세무역과 인치케이프 등 국내 복수 딜러와 한시적(1년) 계약을 맺고
미국산 아발론을 들여와 팔고 있다.

진세무역 관계자는 "도요타는 1년간의 경험을 통해 한국시장의 상황을
비교적 좋게 평가한 것 같다"며 "이에따라 빠르면 오는 6월부터 아발론 외에
3개차종을 추가 투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비춰 왔다"고 말했다.

3개차종은 중형승용차 캄리와 4륜구동형 포러너, 랜드크루저 등으로 특히
캄리는 미국시장에서 5년연속 베스트셀러카 자리를 지킨 대중차이다.

도요타는 미국산 캄리를 국내에 3천만원대 이하의 저가격으로 들여와 대량
판매할 계획이다.

또 포러너와 랜드크루저 두차종은 현재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제외돼
일본에서 직접 들여올 예정이다.

도요타는 그러나 최근 진세무역 등 국내 딜러와의 계약기간을 1년간 더
연장키로 결정한 만큼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직접진출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도요타도 그동안 국내에 진출해있는 계열상사인 도요타통상을 통해 국내
시장을 세밀히 분석해 왔다.

이밖에 혼다와 닛산도 진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혼다는 국내 제휴선인 대림자동차를, 닛산은 삼성을 각각 통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메이커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적극 서두르는 것은
수입선다변화가 완전 해제되는 99년말을 대비해 미리 한국시장 기반을 닦아
놓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