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통신이 세진에 대한 직접 경영에 나섬에 따라 세진호의 진로에 업계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의 세진 직접경영설은 지난해 대우통신이 세진의 지분 49%를
인수하고 경영에 참여하면서부터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때 대우는 올해 6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조건을 한사장에게
걸었으며 세진컴퓨터랜드는 지난해 5천7백49억원대의 매출에 그쳤다.

이에따라 올해초 어떤 방식으로든 대우의 세진에 대한 평가와 이에따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최근 중견업체의 잇단 부도에 세진 부도설도 꼬리를 무는 가운데
지난 19일 한사장이 의욕적으로 벌였던 세진홈마트 사업을 3달만에 포기하는
등 난기류를 보였다.

또 한사장도 개인적으로 세진매장의 용도변경과 관련해 용산등 관할구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검찰로부터 4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는등
고초를 겪어왔다.

대우는 한사장의 경영지속과 직접 경영 사이에 장고를 해오다 지난해
세진의 적자가 100억원에 달하는등 부도위기에 몰리고 최근의 시장악화로
판매가 내리막길을 걷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세진이 부도를 낼 경우 대우에 몰리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직경영에 나서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판단에서 한사장과 대우는 그동안 여러면에서 알력을 보였다.

한사장은 지난해 12월초 세진홈마트를 비롯한 전문유통그룹 도약의
청사진 발표를 대우측 협의없이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한사장은 "세진컴퓨터랜드 이외에는 대우측과 협력하는 일은 전혀
없다"며 대우측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한편 대우통신은 최근 "한사장이 세진의 방만한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단을 내려야할 시기"라며 한사장의 퇴진을 암시했었다.

또 최근 세진의 노조설립등 한사장의 연이은 돌출행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한사장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대우통신의 유기범사장과 만나
세진컴퓨터랜드의 경영권 문제등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협의한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사장은 19일 회사의 짊을 정리해 회사를 떠났으며 사장실은 폐쇄됐다.

이에따라 지난 90년 부산시에서 5평 규모의 판매점으로 시작해 95년 5월
서울에 입성, 지난해 대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PC시장 3위를 점유했던
한상수신화는 막을 내리게 됐다.

<유병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