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에 대한 은행감독원 특검결과가 발표되면서 관련은행에 대대적인
문책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은감원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위규사실을 따져 관련 임직원을 엄중문책
하겠다"(최연종 부원장)고 밝힌 점에 미뤄 25일 발표될 문책범위와 수준은
은감원의 "특검결과"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론 조흥 제일 외환 산업은행은 문책적 기관경고를 받을게 확실하다.

문책적 기관경고를 받으면 해당 은행장도 같은 문책을 받은 걸로 간주되므로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장명선 외환은행장과 김시형 산업은행총재의 연임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또 95년 8월10일(금융기관 임직원 사면조치 단행)이후 한보대출 결재라인에
있었던 전무 감사 상무는 물론 일반직원들에도 위규대출 관련정도에 따라
엄한 문책이 내려질 것으로 보여 상당수 임원들은 연임이나 승진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제일은행

=95년 10월이후 약 2천5백억원규모의 여신을 사업성 검토없이 지원한 것으로
지적돼 결재라인이던 이세선 전무 박석태 상무는 이번 주총에서 연임하기
힘들게 됐다.

홍태완 감사도 감사 소홀을 이유로 연대책임을 안을 전망이다.

공석인 은행장 자리에는 외부에서 영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현재 유시열 한은 부총재 등의 이름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재경원
출신 등 의외의 인물이 올 것이라는 말도 있다.

<> 조흥은행

=96년 3월부터 12월말까지 불철저하게 여신을 취급했던 것으로 나타나
이번에 임기만료되는 장철훈 전무 채병윤 감사도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96년 7월부터 여신을 담당했던 허종욱 상무도 "문책수준"에 따라 행장승진을
후보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차기행장후보로는 위성복 상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외환은행

=95년말 현재 한보철강의 차입금이 매출액을 초과하는 등 재무구조가 불량
했는데도 적정규모를 넘어 운전자금을 지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장명선 행장은 오는 6월 임기와 함께 물러나야 할 상황이다.

96년 6월부터 한보 결재라인에 있었던 조성진 전무의 연임도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같은시기부터 결재를 담당했던 최남규 상무도 앞으로 연임 또는 승진을
바라보기 힘들게 됐다.

<> 산업은행

=감사원과 협의과정을 거쳐 문책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올해말 임기인 김시형
총재는 퇴진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 같다.

96년 3월 한보철강이 제출한 자체 자금조달 계획 등이 이행되지 않은 상황
에서 계속 여신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95년 8월과 94년 11일부터 각각 한보여신을 사인했던 김완정 부총재 손수일
부총재보도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