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초 새로 선보인 아하프리 신모델(AHA-P774R)은 휴대용
카세트 시장의 석권을 목표로 개발된 재생전용 카세트다.

AHA-P774R에는 라디오와 재생기능을 겸비한 카세트, 다시말해서 일반
휴대용 카세트에 이어 재생전용 카세트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켜 카세트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겠다는 LG의 야심이 담겨져 있다.

LG는 아하프리로 국산 카세트의 이미지를 바꿔 놓는데는 일단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아하프리 시리즈가 첫선을 보인 지난 95년만해도 카세트하면 일본의
소니나 아이와를 연상할 정도로 일제선호도가 높았다.

국산은 단지 값이 싸다는 메리트 밖에 없는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아하프리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고 LG는
설명한다.

실제로 95년 80%에 육박했던 일제 휴대용 카세트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금은 50%이하고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에서 소니를 앞질러 능율협회로부터 올해의 히트
상품 대상을 받았다.

LG가 추정하는 아하프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7%.

LG는 기존의 아하프리 모델이 돌풍을 일으켰듯이 AHA-P774R도 재생전용
시장에서 또하나의 "신화"를 만들어 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신모델은 그간 축적한 휴대용 카세트 관련기술이
집대성된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라디오기능만 없을 뿐 다른 부문에서는 기존 제품을 능가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게 구간반복 기능.

기존 제품과 달리 4초 8초 20초등 3가지 구간반복기능이 단한번의 조작으로
가능토록 설계됐다.

라디오기능이 없는 만큼 값은 기존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LG는 기존 제품 개발때 그랬듯이 이번에도 주고객인 청소년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소비자들의 요구를 설계시부터 반영했다.

개발단계에서도 일제 카세트및 경쟁사 모델과 비교하는 소비자품평회를
열어 미비점을 보완했다.

아하프리에 본체를 충전기에 올려놓는 "무선전화기식 충전방식"을 채택한
것도 청소년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

"기존 휴대용카세트의 대부분이 일일이 슬림형 충전건전지를 갈아끼워야
해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에 따라 충전방식을 바꾸었다는 얘기다.

아하프리의 독특한 디자인과 파격적인 색상도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결과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1백%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90%이상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이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LG관계자는 말했다.

휴대용카세트의 생명은 재생시간이다.

AHA-P774R는 기존 모델의 "무선전화기식 충전방식"에 슬림형 충전지방식을
추가했다.

또 별도의 케이스를 부착하면 일반 건전지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번 충전으로 사용할수 있는 시간이 무려 85시간.

카세트 재생시간으로 세계 최장이다.

사용자가 하루 2-3시간 정도 사용할 경우 약 1개월동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누설음 방지기능도 P774R만이 갖고 있는 새로운 기능.

전철안이나 도서관등 공공장소에서 이어폰밖으로 음이 새어나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준다.

라디오기능을 배제한 재생전용 카세트인만큼 사용편의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음악감상자를 위한 자동선곡기능이 강화됐다.

AHA-P774R은 재생속도대비 22배속으로 최고 9곡까지 탐색할수 있다.

어학학습자를 위해서 특별히 고안된 구간반복기능도 갖추고 있다.

4초 8초 20초등 3가지 구간반복기능이 단 한번의 조작만으로 작동된다.

어학학습의 구간반복에 이용되는 시간이 대부분 이들 3가지라는 점에
착안한 것.

물론 기존 카세트처럼 원하는 만큼의 구간을 반복시키는 기능도 있다.

휴대용카세트의 주고객층이 신세대인만큼 기능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제품의 디자인.

양면이 알루미늄재질이어서 제품이 견고할 뿐만 아니라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색상도 파격적이다.

청소년들의 감각에 맞춰 기존의 검정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빨강 파랑 은색
등으로 다양화했다.

이 밖에 7.5mW/CH의 고출력 돌비시스템, 전자식 이퀄라이저를 채용하고
있어 음악장르에 따라 깨끗한 음질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 손성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