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관이 PC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을 감산키로 한 것은 전세계적인
브라운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대한 자구책이다.

모니터용브라운관 업체들은 지난해 들어서면서 경쟁적으로 공장을 증설,
현재 전세계적으로 30% 가까운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관은 모니터용브라운관과 컬러TV용 브라운관에서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는 메이저에 올라 있어 이번 감산조치는 세계시장에서의 브라운관
수급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운관 업계에서는 삼성전관의 감산을 세트메이커에 불어닥쳤던 불황의
그림자가 올해 부품업체로까지 확산되는 첫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생산일정과 재고량등을 감안했을 때 통상 세트메이커의 판매부진이 부품
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6개월에서 1년정도다.

이번 감산조치를 통해 모니터용브라운관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일본이나 대만 등 경쟁국 업체들도 이미 부분적인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
이다.

대만 중화영관사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10% 감산을 하고 있다.

모니터용 브라운관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해 올들어선
15인치 기준 개당 1백10달러 이하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최고 20달러선까지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관측은 "의도적으로 가격하락을 방지한다기보다는 공급물량을 줄임
으로써 재고 처리비용을 덜고 적정한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삼성의 이번 조치를 계기로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국내 브라운관업체들
도 모니터용 브라운관 감산을 신중히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타 국내업체들은 과감한 감산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일본이나
대만 등 여타 경쟁국업체들의 생산동향만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또 판매력을 강화해 공급과잉분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모니터용 브라운관은 이미 공급능력이
포화상태에 달해 있다"며 "특히 PC 신규수요의 부진으로 판매처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 이의철.김주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