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미스터리의 일부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최종 부도처리되기 직전에 얼마나 많은 어음이 결제에 돌아
왔을까 하는 질문은 그동안에도 관심거리였다.

한부총리는 17일 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은행에
결제 돌아온 자금은 모두 1천6백78억원이었다고 밝히고 이는 한보측이 은행에
결제를 요구했던 5백74억원의 3백에 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한보측은 이기간중에 돌아올 어음의 규모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였고 이것이 은행들로 하여금 "한보는 못믿겠다"고 결론내리게 된 원인
이라는 것이다.

한보 부도와 관련해 그동안 제기된 의문중 하나가 예상보다 많은 어음이었
는데 회사측이 은행에 결제를 요청한 금액의 3배에 달하는 어음은 과연 누가
어떻게 발행한 것인가.

만일 회사가 이를 몰랐다면 누군가가 대표이사 직인으로 어음을 남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되고 이렇게 될 경우 그 누군가는 횡령 또는 조직적
인 자금 빼돌리기를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물론 이 부분은 검찰만이 해결할수 있을뿐 섣부른 추측은 하기 어렵다.

한편 한부총리는 지난해 11월29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제2금융권에서
1천3백89억원의 자금을 회수한 것도 부도를 재촉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도 이전에 채권은행단에서 은행관리와 3자 인수를 추진했었다고 밝히고
한보측에서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부도처리되었다고 당시의 부도과정을
설명.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