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면방업체인 가희의 경세호사장은 업계에서 "교사역"을 자처하는
원로기업인이다.

경사장은 지난 57년 서울대 섬유공학과 졸업이후 40여년간을 섬유업계에만
몸담아오면서 업계의 공존공영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면방조합 이사장이기도 한 경사장은 섬유가 내리막길로 향하던
수년전부터 동종업계 대표들에게 몇가지 생존방안을 강조하곤 했다.

과감한 설비투자로 첨단시설을 갖출 것, 수백가지 사류중 몇가지
아이템에 특화할 것, 저학력 저기능공보다 고학력 기술자 확보에 힘쓸 것
등이다.

그는 "당시 조합원사중 첨단설비를 갖춘 업체들은 이제 경쟁력을
갖추었으나 구설비를 고집한 6개 회사는 부도나고 말았다"며 업계상황을
전한다.

가희도 지난 95년 70억원을 들여 첨단설비의 충주 제2공장을 건립하고
시험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에 힘쓴 경우이다.

이덕택에 연간 외형 1백80억원(96년), 1인당 매출 2억원의 우량업체로
성장, 지난달 장외등록 까지 하게 됐다는 것.

"실제로 업체들간에는 받은 오더를 특화된 업체에 기꺼이 넘겨줄 정도로
상호 신뢰.협력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때문에 해외기업들도 국내시장에 발붙이기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면방업계가 여타 업종과는 달리 굳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품질.가격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것은 건전한 경쟁속에서
품질.기술력을 쌓았기 때문으로 경사장은 풀이했다.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