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전국에서 운영중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3분의 2가량인
3천여대의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입금기능이 중단된 이들 ATM이 정상화되려면 최소한 1주일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고객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게 됐다.

17일 은행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대부분
은행들은 이날부터 위조지폐 식별능력이 없는 ATM의 "입금기능"을 긴급
중단시켰다.

이날부터 가동이 중단된 ATM은 LG컴퓨터와 청호컴퓨터가 제작한 것으로
전체 대의 4천5백여대의 3분의 2가량인 3천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은행들이 이처럼 ATM의 가동을 전면중단한 것은 지난 14일 조흥은행 광주
지점 고속버스터미널 365일코너에서 컬러복사기로 위조된 1만원짜리 1백65장
이 아무런 제한없이 입금된뒤 곧바로 진폐로 출금된데 따른 것이다.

은행들이 현재 사용중인 ATM은 대부분 효성 청호 LG컴퓨터에서 제작한
것으로 효성컴퓨터가 제작한 ATM은 위폐감별기능이 있으나 LG컴퓨터의 ATM은
감별능력이 없는 상태다.

또 청호컴퓨터의 ATM은 절반가량만 위폐감별능력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문제가 된 조흥은행의 ATM은 LG컴퓨터에서 제작한 것이었다.

은행들은 "가동을 중단한 LG와 청호컴퓨터의 ATM을 대상으로 위폐감별기능
장치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 ATM이 위폐감별기능이 없었던게 아닌 만큼
감별기능이 작동되는 즉시 ATM을 정상가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감원은 이와관련, 은행들에 공문을 보내 모든 ATM의 기능을 전면 재점검
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입출금 중단 등 필요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은행들은 현재 365일코너 등에서 ATM을 가동하고 있다.

ATM은 현금인출기능 뿐만아니라 입금기능까지 갖고 있다는 점이 CD(현금자동
지급기)와 다르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