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의 사장들은 서로 앙숙이게 마련이다.

경쟁이 치열한 일부 업계 사장들은 피치 못할 장소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더라도 얼굴은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동차업계 사장단은 생각과 달리 무척이나 친하다.

적어도 두세달에 한번쯤은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의 모임장소는 63빌딩의 일식집 "와코".

간혹 골프장으로 장소를 옮길 때를 빼면 이곳이 아지트다.

이 자리에선 통상문제나 노사문제는 물론 세제를 비롯한 관련제도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이 오간다.

대개 고민거리가 비슷한 까닭에 공통의 속앓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시원한 성격의 소유자들이어서 회사의 고민거리도 스스럼 없이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많다.

노사문제가 화제가 되면 서로 노하우를 털어놓느라 분주하다.

가끔 통산부 장.차관이 자리를 함께해 업계의 애로를 듣기도 한다.

최근에 있었던 모임에서는 98년께 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총회를
국내에서 열자는 의견이 나와 자동차공업협회가 대회유치에 나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