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굴을 가진 백화점"

지난해 6월 취임한 유은옥 새로나백화점사장(63)이 전천후 백화점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내건 슬로건이다.

백화점 앞면은 고급백화점 이미지를, 후면은 남대문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는 전략이다.

백화점은 물론 재래시장고객까지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다.

유사장이 들어온 뒤 잠자던 새로나백화점이 깨어나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의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새로나백화점은 남대문시장에 근접, 최적의 상권을 끼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시장상권에 흡수돼 맥을 못춰온게 사실이다.

이제 명실상부한 백화점으로 거듭나 이 지역상권을 권토중래하려는 분위기
가 회사내에 무르익고 있다.

유사장은 사실상 새로나의 "제2탄생"을 시도하고 있다.

24시간 영업백화점, 해외지점망및 국내대리점망 구축.

유사장이 1단계로 올해안에 완료한다는 계획아래 추진중인 2대 사업이다.

24시간 영업은 심야와 새벽에 남대문시장을 찾는 손님을 흡수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해외지점망은 다양한 수입의류를 직수입, 의류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개개인보다는 조직이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유사장은 인화단결을 가장 중시한다.

취임시 단 한명의 직원도 보직변경을 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유사장은 기존의 틀을 무시하고 내사람만을 요직에 배치하면 조직화합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유사장은 유통실전을 쌓은 경험이 없다.

그러나 유사장은 "새로나의 도약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무경험의 결점을 누구나 수긍하는 상식과 남보다 한발앞선 감각으로 메워
나가면 승산이 있다는 것.

"앞으로는 상동교회가 새로나의 재단이라는 사실을 장점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유사장은 새로나가 종교인의 양심을 가지고 적정이윤만을 추구하는 정직한
백화점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실제로 수입물품의 경우 30~50%의 마진만 남기고 있다.

이는 다른백화점의 10분의1 수준이다.

유사장은 "자기자본내에서만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타인자본도
끌어들여 과감한 투자를 해나가겠다"고 밝힌다.

변신은 공격적인 경영이 수반돼야 성공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망치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지고 있는 새로나의 앞날이 자못 궁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