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광고를 하라"

경기불황에도 불구, 광고를 꾸준히 늘리는 기업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농심과 한국네슬레가 광고를 늘리는 대표주자들로 꼽히고 있다.

불황기에 광고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는 마케팅원론의 충실한
추종자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기승부를 노리지 않고 장기적인 마케팅전략에
입각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는 것.

대다수 기업들이 경기가 안좋을땐 곧바로 광고를 축소하는 임기응변(?)에
능하지만 이 회사들은 광고에 관한한 정통파들이다.

농심은 지난해 모두 약 2백40억원을 광고비로 썼다.

한해전인 95년에 비해 40억원(20%)쯤 늘어난 규모다.

농심은 광고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라면시장점유율은 95년의 60.9%에서 62.1%로 높아졌다.

경쟁업체들의 라면시장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농심의 금년 광고예산은 2백83억원.

역시 지난해보다 40억원가량 많다.

농심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농심기획측은 "경기상황보다는 마케팅차원에서
광고를 집행하며 2~3년후를 내다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광고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브랜드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선 불황이라도 꾸준히 광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네슬레는 올해 전체광고비를 96년에 비해 10% 늘려 잡고 있다.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략 70억원쯤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광고를 꾸준히 늘렸다.

경기가 좋았던 상반기보다는 경기가 나빴던 하반기에 광고를 더
많이 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상반기중 방송광고비는 약 27억원이었으나
하반기에는 거의 37억원에 달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네슬레의 국내커피시장점유율(중량기준)은 39%로
전년대비 3%포인트 높아졌다.

이밖에 한국이동통신과 남양유업도 올해 광고물량을 지난해보다 늘려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경기불황에 상관없이 광고를 늘리고 있으나 우리기업들은 대부분
광고를 크게 줄이고 있다"며 "이러다간 국내시장을 외국기업들에 더 많이
빼앗길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정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