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보철강에 부실여신이 물린 제일 외환 조흥 서울은행등 4개시중은행
의 주총이 연기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계은행의 공신력이 또다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 은행의 주주총회일자가 연기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서 중단기
해외자금차입시 "주총연기 프리미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말부터 확산된 외국계은행의 국내은행에 대한
"신용공여 중지" 움직임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차입금리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개월이상 CP(기업어음)의 경우 아직도 발행이 어려운 상태이고 일본
장기신용의 경우 한국계은행에 대한 자금공여를 꺼리고 있다.

차입금리도 일부 시중은행장 구속등으로 인해 0.05%포인트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제일은행등 부도난 한보철강에 여신을 갖고 있는 4개 시중은행의
주총이 연기됨으로써 한국계은행의 자금차입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은행의 해외DR(주식예탁증서)을 매입한 주주들에게 주총변경사실을
통지할 경우 한국계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가 또다시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연기결정은 한보철강부도와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지원불가 발언"에 맞먹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장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해외차입금리가 오르고 한국계에 대한 자금지원
움직임이 더욱 경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