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사태이후 한보와 거래관계에 있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이
악화되면서 부도에 직면하고 있어 긴급 자금수혈이 시급한 실정이다.

기협중앙회(회장 박상희)가 한보 거래업체 70개사와 일반 중소기업
1백9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보 거래업체의 74.3%가
극심한 자금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특히 미수금 회수가 곤란한 데다 수취어음의 할인금리도
최고 연 20.0%까지 적용받고 있어 경영애로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중소업체들도 한보 부도여파로 미수금 회수곤란(28.2%), 금융기관대출
기피(27.6%), 수주감소등에 의한 판매위축(17.2%)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따라 중앙회는 "중소기업 구조개선 및 경영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긴급경영안전지원" 규정등을 근거로 정부가 한보 피해업체에
대해 재정지원등 경영안정 조치를 강구해줄 것을 건의했다.

지원대상의 경우 현재 한보의 1차 하청업체 위주에서 2차 하청업체로
확대하고 금융기관의 일반대출 및 신용보증시 특례인정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중앙회는 특히 피해업체 확인업무가 복잡하다고 지적, 어음의 최종
소지인에게 진성어음 여부만 확인토록 하고 지원대상도 "한보철강"이
아닌 "한보계열 부도회사"의 거래업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업체들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한보 관련 대출자금에 대해선 연
5% 이내의 낮은 금리를 적용해 주고 지원자금은 신용보증한도나 대출한도
에서 제외토록 해줄 것을 건의했다.

아울러 한보 관련업체들이 매출채권에 대한 현금화지연으로 극심한 자금난
을 겪는 만큼 기 대출금중 상환기간이 도래한 대출금에 대한 상환기간을
일정기간 연장하고 법인세 소득세의 납부를 유예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앙회는 이와함께 중소업체들의 판로 지원 차원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이
구매물품을 조기 발주해 주고 대기업들도 선급금 지원, 운자재 구매지원,
은행 대출시 지급보증등으로 협조해 주길 요청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