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위탁경영인으로 내정됐다가 중도 하차한 박득표 금강공업회장
(전 포항제철사장)은 "개인적으로 한보철강의 흑자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위탁경영 수락을 끝까지 고사했다"며 항간의 "외압설"을 부인했다.

박회장은 10일 이같이 밝히고 "수락불가 결정은 혼자 고민끝에 내린
것으로 박태준 전회장과 사전상의는 없었으며 외부로부터 압력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흑자경영이 어려운 한보철강의 위탁경영을 무책임하게 맡았다가
한보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개인적인 불명예일뿐아니라 포철에도 면목이
서지 않고 국가에도 누를 끼친다는 점때문에 맡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또 "지난달 25일 포철로부터 처음 위탁경영 의뢰를 받은 후
일본에 있던 박태준 전포철회장에게 전화로 문의해 "어려운 일이겠지만
국가가 어려운 상황이니 검토해 보고 맡아 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포철
OB인사들로 부터도 강력한 권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권유를 받아들여 포철측에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위탁경영을 정식 수락한 것이 아니었다며 열흘정도 검토한 결과 도저히
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3일 오후 최종적으로 수락불가 입장을
김만제 포철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포철 관계자는 "한보철강 위탁경영인 교체가 그동안 외압설등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돼 김만제회장이 대단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