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계란 꾸러미에서 90년대에는 상품권으로"

시대가 급변하면서 설 선물도 엄청나게 바뀌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할만큼 선물의 내용과 가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65년부터 95년까지 30년간 명절선물 카탈로그에
나와있는 선물상품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0년대까지만해도 설탕
맥주 콜라등이 명절선물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대별 선물의 종류와 특징을 요약해본다.

[[ 50년대 ]]

한국전쟁 이후 국가재건이 시급했던 50년대는 선물이란 말 자체가 사치로
여겨져 당장 배고픔을 면하는 것이 숙제였다.

이에따라 설 선물은 토종닭 계란꾸러미 고추 찹쌀 돼지고기등 먹거리위주
였다.

특히 서민들의 경우 부담이 비교적 작은 밀가루 쌀 토종닭을 설 선물로
많이 준비했다.

선물대상도 친인척으로 국한됐다.

[[ 60년대 ]]

생계의 어려움이 조금씩 해결되던 60년대 중반부터 선물이 점차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65년부터 백화점에서 선물상품 신문광고를 시작했고 선물팸플릿도 만들
었다.

이때 대표적인 고급선물로는 제일제당의 "그래뉴설탕"으로 6kg에 7백80원,
30kg에 3천9백원이었는데 30kg들이 포장이 최고 선물로 상류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또 지금은 대중화된 맥주와 라면이 선물세트로 등장했다.

서민의 경우 세탁비누가 가장 일반적인 선물에 속했다.

[[ 70년대 ]]

선물문화에 큰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합성수지 그릇 라디오등이 선물세트로 나왔으며 식생활과 무관한 화장품
속옷 양산등이 선물상품으로 등장했다.

60년대 최고급 선물이었던 설탕은 70년대 들어 보편적인 선물로 자리잡
았고 조미료와 식용유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 세탁비누가 선물품목에서 사라지는 대신 다이알세수비누 화장품세트
반달표스타킹등 여성용품이 고급선물로 떠올랐다.

[[ 80년대 ]]

선물문화가 본격적으로 정착된 시기로 살림살이가 넉넉해지면서
선물의 질도 높아졌다.

80년대 중반이후부터 인삼 꿀 영지버섯등 건강식품들이 선물세트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각종 캔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참치세트가 인기를 얻었으며 남성을 위한 선물로 지갑 벨트
와이셔츠등이 등장했다.

[[ 90년대 ]]

소비자들이 알뜰구매의 필요성을 자각, 실용적인 상품을 선호하면서
중저가의 선물세트가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자연식품과 지역특산물이 고급선물의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94년 발행에 들어간 백화점상품권의 인기가 치솟고있다.

< 강창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