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형 건설기계 제조업체인 하닉스공업의 부도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회사는 80년대 초소형 미니유압 쇼벨을 독자 개발, 돈을 많이 벌었다.

잘 나가던 하닉스공업이 연쇄부도에 휘말린건 93년 5월.

관련기업과 거래처의 도산이 29개사에 달했다.

관련부채만 3천6백억엔.

하닉스공업의 히로카와 사장은 크리스마스날 도쿄 국세청 1층에서 자살,
기업과 자신의 목숨을 모두 끊었다.

히로카와 사장의 유언장은 "이 놈의 국세, 원통한 국세"로 시작했다.

하지만 하닉스공업의 부도원인은 세무사찰에 있었다기보다는 기업 자체의
무리한 변칙경영에서 비롯됐다.

우선 전국 각지의 지방기업을 모아 리스사를 계열회사로 세웠다.

리스사들은 하닉스사가 발행해준 어음을 사채시장에서 할인받는 식으로
조달을 도맡았다.

그러나 어음은 남발됐고 결국 자금시장에서 부도를 재촉하는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한보철강도 부도위기에 몰리자 <>납품.하청업자들과 어음 바꿔치기 <>어음
쪼개기 위장계열사 어음 발행 <>진성어음 변조 등 온갖 변칙수단을 악용,
돈을 긁어모았다.

은행 보험 증권 등 제도권 금융권로부터 만기연장 불능 위기에 몰리자 영세
사채업자및 개인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자금조달 공세를 펼친 것.

결국 한보의 변칙금융은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