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1백억달러 고지를 선점하라"

현대종합상사 삼성물산 (주)대우 등 종합상사 "빅3"에 이런 지상과제가
떨어졌다.

이들 빅3는 무역수지 개선의 첨병을 자임하며 올해 수출입계획에서 각각
무역흑자 목표를 1백억달러로 설정, 과연 어느 회사가 이 목표를 먼저
달성할 것인지가 올해 상사업계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개 종합상사 사장들은 최근 안광구 통산부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올해 수출입계획을 제시했는데 이중 현대 삼성 대우 등
3사가 다같이 1백억달러의 무역흑자 목표를 내놓았다.

지난해 80억달러의 무역흑자로 1위를 차지했던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올해는 수출 1백70억달러 수입 70억달러로 작년보다 25% 증가한
1백억달러의 흑자목표를 세웠다.

현대의 이같은 계획은 수출은 13.3% 늘린 반면 수입은 작년수준에서
동결한 것이다.

이와관련 현대는 그룹차원에서 소비재수입 중단방침을 발표한 바있다.

삼성물산도 작년에는 66억달러의 무역흑자로 3위에 그쳤으나 올해는
이보다 51.5%나 늘어난 1백억달러의 흑자를 올리겠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은 특히 불요불급한 소비재수입 억제에 주력, 수입규모를 작년의
76억달러에서 올해는 70억달러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수출목표는 19.7% 늘어난 1백70억달러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플랜트 영업 등을 강화한다는게 삼성의 방침이다.

지난해 79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흑자규모 2위를
차지했던 (주)대우는 수출 1백60억달러 수입 60억달러의 수출입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수출은 21.2%, 수입은 15.4% 늘어난 것이다.

대우는 특히 소비재 수입을 중단키로 한 그룹의 방침에 따라 지난해
수입품목을 대상으로 수입중단 대상품목을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런데 이들 빅3의 지난 1월중 수출실적을 보면 지난해 2위였던
삼성이 8억8천8백만달러, 3위였던 대우가 7억1천1백만달러, 1위였던
현대가 7억4백만달러 등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따라서 무역흑자 1백억달러 레이스의 첫 출발에서는 현대가 뒤쳐진
셈인데 이는 노동법개정 파문으로 인한 총파업의 피해가 현대그룹쪽에
가장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대해 상사관계자들은 현대가 파업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나면
또다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3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들 빅3외에 LG상사 (주)쌍용 (주)선경 효성물산 등도 올해
무역흑자목표를 작년보다 크게 늘려잡았다.

LG상사의 경우 수출 1백억달러, 수입 80억달러로 작년보다 1백% 증가한
2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목표로 세웠고 (주)쌍용은 수출 50억달러 수입
36억달러로 1백60% 늘어난 14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주)선경은 수출 40억달러 수입 14억달러로 18.2% 증가한 26억달러의
흑자를, 효성물산은 수출 33억달러 수입 8억달러로 13.6% 늘어난
25억달러의 흑자를 각각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따라 이들 7개상사는 올해 수출 7백23억달러 수입 3백38억달러로
흑자규모가 3백8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종합상사들이 수출 6백18억달러 수입 2백33억달러로
2백85억달러의 무역흑자(잠정치)를 올린데 비해 흑자폭이 35.1%
증가한 것이다.

<임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