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말 = 김광영 <경영지도사> ]

문) 서울 중심가에서 화장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소사업자입니다.

할인경쟁이 심하고 97년부터는 제조기업의 소비자 가격 표시 대신
소매상에서 자율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붙인다고 합니다.

새로운 제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답) 화장품은 각자가 자기 피부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소위 "고관여"
소비제품입니다.

따라서 제품의 질, 브랜드 이미지, 제품기능성, 패션성, 용기디자인의
차별화등에 의해 가격이 백인백색이 돼야 합니다.

그러나 화장품 유통업의 방판주도시대가 끝난 후 할인코너가
우후죽순격으로 범람해 그동안 서로 극심한 가격 할인 경쟁을 일삼아
왔습니다.

개방가격제(open price)가 도입된 지금도 일부점포는 소비자 가격을
50%에서 70%까지 상시 할인 판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해부터 실시되고 있는 개방가격제는 소매상이 임의로 소비자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소매상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붙여놓은 소비자 가격을
고객에게 설득해야 하므로 할인점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제품지식 화장기법 개별고객관리 등으로 무장한 전문점으로 거듭
태어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국내 시장의 30%를 고스란히 외국수입품에 상납한 국내 브랜드의
마케팅전략에도 변화가 있어 소비자 가격의 거품이 30~40%정도 벗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제조기업의 원천적 가격인하 조정작업도 이미 50% 할인이란
유통업체들의 가격경쟁에 맛들인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20% 비싼 가격이란
생각이들게해 메이커의 전략변화 자체도 불신의 대상이 될 공산이 큽니다.

이번 기회에 국내 화장품업계의 브랜드이미지 관리 노력과 소비자가격
거품제거 및 화장품 전문판매점의 전문성이 함께 어우러져 유통질서
확립과 동시에 추락한 국내 브랜드 이미지 회복 노력이 결실을 못 맺으면 수
입화장품의 시장점유율은 곧바로 50%선까지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화장품 할인코너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화장품 할인코너의 생존전략은 메이커의 가격 현실화 전략이나
정부당국의 소매상 자율가격 방침과 같은 제도적 장치에 의존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할인점 운영 방식을 전문점 운영방식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해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전문점으로 혁신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