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제품의 디자인이나 서비스수준 등 비가격경쟁력에 대해 국내외업
체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31일 국내 수출업체 4백개사와 외국기업 2백개사 등을 대상
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은 품목별 소비자에 대한 이해부족
으로 비가격경쟁력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기업들은 특히 선진국 제품의 비가격경쟁력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반
면 개도국제품에 대해서는 위축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업종별로는 신발 및 완구류의 경우 국내기업들이 디자인이 취약하다고
생각한 반면 외국업체는 디자인을 높게 평가했는데 이는 국내업체들이 후발
개도국의 가격경쟁력을 지나치게 의식,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는 강박관념
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섬유류와 전기.전자류의 경우 국내 기업은 "품질"과 "유연성"에 많은 비
중을 뒀으나 외국기업은 "디자인"에 더 관심이 많았다.

기계류에 있어서도 비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나
외국기업들은 오히려 높은 평가를 내렸다.

조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국내 기업들이 선진국에 대해
서는 자만심을,후발개도국에 대해서는 지나친 위축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
났다"며 "기업들의 해외마케팅전략을 전체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
이 있다"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