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한보철강을 맡게 될 포철의 "파견관"은 누가 될까.

한보철강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포철이 위탁경영에
착수할 전망에 따라 누가 한보의 위탁경영인이 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주변에선 몇몇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서 주로 거명되는 후보는 박득표.조말수 전사장등 포철 OB경영진.

이들은 모두 현직에서 물러나 박씨는 중소철강업체인 금강공업 고문,
조씨는 포철 계열의 포스틸 고문으로 있다.

OB경영진이 우선 거론되고 있는 것은 포철이 최근 삼미특수강 봉강공장
인수 등 떠안고 있는 현안이 많아 현직 경영인을 내돌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포철사장을 맡은 박고문의 경우 포철 내부에선 경영정책
법무등 관리부문의 대부로 통할 정도의 전문 관리통이어서 부도기업
한보철강을 위탁경영할 사람으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93년 역시 포철사장을 지낸 조고문도 비서실등을 거치며 일찍부터
포철의 경영 전반을 챙긴데다 사장재임중에는 괄목할만한 투지와 추진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한보철강의 경영회복에 남다른 장기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한보철강 위탁경영자로 OB출신이 아닌 현직 경영진이 직접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80년대 포철이 일신제강과 연합철강을 위탁경영할 땐 모두 당시
사장인 안병화씨가 책임자를 맡았었다.

이런 전례를 따를 경우 현직 경영진들도 후보가 될수 있다.

이밖에도 정명식 전회장, 여상환 전부사장, 이대공 전부사장 등도 업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이다.

포철은 그러나 한보철강의 경우 별도의 법정관리인이 선임될 예정인데다
위탁경영기간도 당진제철소 완공때까지로 짧을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실무자급의 경영인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 관계자는 "포철 위탁경영의 최대 임무는 당진제철소의 순조로운
완공과 조업 정상화"라며 "현장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 출신 임원급에서
나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 경우 법정관리인은 한보철강의 자금흐름등 전반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포철의 위탁경영인은 순전히 기술적인 지원을 맡는 역할분담이 가능하다는
것.

한편 법원측이 법정관리인으로 포철 출신 경영인을 바로 지명할 수도 있어
이 경우엔 중량급 전.현직경영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