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재정경제원 은행감독원은 한보철강에 대한 부도처리과정 등에서
긴밀히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승수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정태수 총회장과는
지난 8월과 10월 두번에 걸쳐 시베리아가스전 개발문제로 만난 적이 있다"며
"그 이후에도 정총회장으로부터 면담요청이 있었으나 시간이 없어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5일 채권은행단의 정산결과를 보면 후취담보가 1천4백42억원
에 달해 한보철강에 대한 은행단의 대출에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외압이나 특혜설을 부인했다.

부도처리 과정에서의 개입여부에 대해서는 "국민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개입
하지 않을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이석채 경제수석도 "지난연말께 한보가 부도를 내지 않도록 지원
하게 한 적이 있다"며 "자금사정이 나빠지기 시작한 작년 12월께부터 처리
과정에 개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휴 은행감독원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한보철강이 부도위기에
몰린 이달 중순께 이석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상황을 보고했으며 이수석
으로부터 "채권은행단이 판단해 최선의 방법을 택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원장은 또 "지난해 10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은감원장실로 찾아와 은행들의 시설자금 지원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으나
은행들과 협의할 문제라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