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서 외과의원을 운영중인 유희탁 원장(53)은 최근 의료보험
진료비를 청구할때 첨단 컴퓨터 통신망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월말이면 의료보험연합회에 진료비를 청구하기 위해 1주일이상 씨름해야했던
5백장에 이르는 청구서 작성과 출력 포장 우송 등 잡다한 작업을 지금은
단20분내에 끝낼 수있기 때문이다.

"메디콤(MEDICOM)"으로 불리는 의료보험 전자문서교환(EDI) 시스템을 이용해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한뒤 자동 검색까지 받아 곧바로 전송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유원장은 특히 청구후 최대 2개월까지 기다려야 했던 진료비도 보름정도면
지급받아 자금회전이 빨라지면서 병원운영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종이없는 의료보험 진료비청구및 심사" 시스템인 의료보험업무 EDI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나서면서 의료기관들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의료보험연합회와 한국통신은 2백50억원을 들여 병.의원 등 각종 의료기관이
의료보험에 관한 모든 기록을 의료보험연합회와 컴퓨터통신으로 주고 받는
의료보험 EDI시스템을 구축하고 최근 병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나선
것.

두 기관은 지난해부터 심사시스템및 의료기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안정화,
시범서비스 등을 진행해왔다.

의료보험 EDI는 그동안 종이서류나 디스켓 등 수작업 형태로 처리해 오던
의료보험 진료비 청구 심사및 지급업무를 컴퓨터통신을 이용해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병원급이상은 전국 어느 곳이나 서비스가 가능하고 의원급은
현재 서울 인천 강원 경기 한강이북지역에 대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통신은 의원급에 대한 서비스를 한강이남 경기지역은 오는 6월, 나머지
지역은 98년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의료기관과 한국통신 중계센터 사이는 일반전화망및 데이터망
으로 연결하고 중계센터와 의료보험연합회 본부및 각 지역지부까지는 T1
(1.544Mbps)-56Kbps급의 전용회선으로 연결됐다.

의료보험 EDI는 지금까지 의료기관이 서류작성 출력 등에 최대 1주일정도
걸리던 것을 전용소프트웨어로 15~20분내에 간단하게 작성, 전송할수 있게
해준다.

의료보험연합회의 심사 등에 걸리는 시간도 40~60일에서 보름정도로 대폭
단축할수 있다.

이와함께 연합회에서 수행하는 진료비청구 심사의 결과도 의료기관의 원청구
파일과 줄단위까지 비교할수 있도록 만들어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임근찬 부장(한국통신 EDI사업국)은 "의료보험 EDI의 구축에 따라 전국 의료
기관이 발송하는 연간2억5천만건의 서류들이 전자적으로 오고가 수송 등 물류
비용을 연간 1천억원정도 절감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서비스가 조기에 정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업무처리
기간이 대폭 단축된 만큼 현재 1개월로 규정된 진료비 지급기간을 15일로
줄이고 EDI 이용기관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보험 EDI 이용에 따른 월평균 수수료는 병원급이 20만~1백만원, 의원급
3만7천원, 약국 2만원 수준이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