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을 놓고 채권금융기관간에는 막판까지 심각한
이견을 노출.

채권은행의 한 임원은 "주식담보라는 명분이 있긴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라고 한마디.

심지어 일부 은행에서는 "담보가치가 충분한 상황인데 파산으로 간들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는 극언을 동원하며 자금지원에 불만을 토로.

관계자들은 특히 부도위기에 몰리기까지 비자금사건 연루 등 한보경영층이
보여준 미진한 위기극복 노력에 상당히 못마땅한 표정.

<>.한보 사태로 전체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
은 하루종일 취재진들과 숨바꼭질.

채재진들은 사태 해결의 실마리인 주식담보 제공여부가 확정되는 23일 이른
아침부터 제일은행에 몰려와 상황진전에 대한 취재에 나섰으나 은행측은
묵묵부답.

급기야 기자들이 행장실로 몰려가 목소리를 높이기에 이르렀고 은행측에선
신광식 행장 대신 이세선 전무가 나와 짤막하게 "오전 9시경 한보측으로부터
주식담보를 수용하겠다는 연락이 왔을뿐 아직 아무런 결정이 안된 상태"라고
발표.

그러나 신행장은 이미 출근시간대 이전에 한보그룹 정회장을 만나 주식담보
제공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전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업은행은 한보철강에 대한 자금지원및 주식담보, 은행관리문제
등이 일단락되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

그동안 제일 조흥 외환 등 다른 3개 채권은행들로부터 받았던 "단독융자
압력"에서 벗어난 것도 홀가분한 듯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한보철강이 방만한 자금관리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며 "천문학적 금액의 빚을 얻어쓰면서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며 한보철강측을 비난.

<>.한보문제 해결의 고비로 여겨졌던 23일 오전 조흥 외환 등 주요 채권
은행장들은 정작 행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관계자들은 갸우뚱.

장명선 외환은행장은 24일 개막되는 "무주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맞춰
무주.전주 임시점포 개점 기념식에 참석키 위해 이날 오전 11시에 서울을
출발.

우찬목 조흥은행장도 오전내내 강남별관에서 서울 경기지부 부점장회의를
주재하기도.

우행장은 오후에 열린 채권은행장 회의에는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구학.조일훈.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