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에 한자리씩 모두 5개의 비상임이사 자리를 거머쥘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 대주주대표가 등장해 금융가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이상순 일산실업회장(72)으로 "1세대 사채업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지난 72년 8.3사채동결때 전국의 총 사채신고액 3천6백억원 가운데 이씨의
신고금액만 4백억원에 달했었다.

당시 사채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던 단사천씨 남상옥 전 타워호텔회장(작고)
등과 한국사채시장을 주물렀고 현대 삼성그룹 등 한국의 대표적 기업중
이회장 돈을 안쓴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화문 곰으로 유명한 증시의 큰손 고성일씨도 이씨의 후배일 정도라서
사채업계에서는 원조로 불린다.

현재 이씨의 재산은 줄잡아 "수천억원"에 이른다는게 제2금융권에 나도는
말이다.

현금동원능력도 약1천억원에 달한다는 소문도 있다.

이씨는 8.3조치후 동료 사채업자인 남상옥씨가 신한투금으로 세워 제도금융
권으로 들어오고 단사천씨가 테헤란로 여의도 등에 건물 등 부동산에 집중
투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우성모방 우성타이어의 전신인 원풍모방
원풍타이어 등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그후 80년대 중반 제조업을 모두 처분하고 재산을 주식 채권등 현금자산으로
전환했다.

60~70년대 사채업계의 대부가 약4반세기후에 은행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상임이사로서 5대 시중은행의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는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