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 7일 8백45원선이 무너진뒤 잠정적인 마지노선으로 설정됐던 8백50원대
가 열흘만에(거래일자 기준) 뚫린 것이다.

이번주내로 8백55원까지 도달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8백50원선이 무너진데는 때마침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나타낸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현재 뉴욕의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주식시장의 폭락에 따른 해외자본의 급속한
이탈로 1백18엔대를 돌파하는 기록적인 달러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달러화 강세는 국내외환시장의 영세성과 일본과의 무역경쟁여건을
감안할때 그대로 국내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그런 현상들은 그동안에도 자주 나타났다.

8백50원선이 뚫린 이유는 또 있다.

기업들이 수입결제를 앞당기기 위해 "사자"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A은행의 수석딜러 K씨는 "최근 정유사 등을 중심으로 실수요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고환율시대에 맞춰 수입결제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은행 서울지점들이 현물환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들 은행은 자본금(영업기금)으로 들여온 달러의 환리스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선물환을 집중 매입, 상대적으로 현물환포지션이 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8백50원선 돌파는 국내외환시장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이같은 달러화
강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추가상승이 불가피하다
는 지적이다.

외환딜러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달중 최고환율을 8백60원선,
1.4분기 중에는 8백75원선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 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