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파업사태가 25일만에 정상조업으로 해결의 가닥을 잡는듯 했으나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부분 업체 노조가 주 1회내지 2회의 전면파업을
결의하고 나서 완전조업정상화의 길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앞으로도 생산은 계획대비 70%선에 못미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노총 산하 최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20일 오전8시 조합원
1만2천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갖고 "이틀 근무 하루 파업"에 나서기로
확정했다.

따라서 현대 노조는 앞으로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작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일 파업은 민노총 지침에 따른 것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근로자 근무시간이 주40시간에서 30시간으로
줄어들게돼 생산은 정상조업시보다 70%선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며
"회사측이 정상조업을 위한 설득에 나서고 있으나 전망은 어둡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이번 휴업기간을 역량축적의 기간으로 삼고
<>공권력 투입시 무기한 전면파업 <>25,26일 양일간의 대규모 집회
<>2월18일까지 정부가 노동법에 개정에 대한 새로운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4단계 파업에 들어간다는 등의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 조업차질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날 작업에 들어간 기아자동차 노조측도 "노조가 수요일 파업을
최종확정하지 않았지만 파업 일정은 전적으로 민노총 지침에 따른다는
계획"이라고 말해 주 1회 파업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 노조는 21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수요 파업은 물론 차후 "투쟁
일정"을 결정키로 했다.

아시아자동차 노조도 이날 오전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갔으나 오후
노조간부확대회의를 열어 "앞으로 모든 파업일정은 민노총 지침을
따른다"고 결정, 한동안 전면조업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민노총 지침과는 별도로 정상조업에 나서겠지만
삼성의 인수설을 회사가 정확히 밝히지 못할 경우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만도기계 등 부품업체들도 민노총 지침대로 행동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말까지 파업을 벌여온 산업계 12개 대형 사업장중
대우캐리어(노조위원장 고발에 따른 조업곤란) 삼풍직물(임금체불에
따른 파업)을 제외한 10개 업체가 정상조업에 복귀했으나 대부분
업체들이 민노총 지침에 따를 뜻을 분명히하고 있어 정상조업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 기아 아시아 등 대부분 업체들은 사장을 비롯한 대부분
경영진들이 노조와 만나 민노총 지침과 관계없이 정상조업에 임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 회사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노조는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조가 "수요 파업"에 모두 따른다는 방침을 결정해
정상조업의 꿈은 여지 없이 깨져버렸다"며 "한주간 생산일정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수요일에 전면파업을 벌인다는 것은 단지 하루치 파업피해
이상의 손실을 업체에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파업 피해 극소화는 물론 생산성
제고를 위한 두가지 쟁점을 놓고 근로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을
맞아 모기업은 물론 협력업체의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통상산업부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주요 제조업체의 생산차질은
2조6천8백41억원, 수출차질액은 4억8천3백만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