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아들을 찾기 위해 50여일 동안 백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아들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신 분께 감사드리며 훌륭히 키우겠습니다"

서울이동통신이 지난해 실시한 미아찾기캠페인의 도움으로 아들 최현우군
(15)을 되찾은 김미숙씨(43씨)가 전하는 감사의 마음이다.

"정보통신에 정을 담는" 통신업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조직에 묶여 있는 현대인들에게 때로는 달가운 존재가 아닌 삐삐나 이동
전화를 사람의 체온을 전하는 이기로 만들기 위한 통신업체들의 노력이
활발하다.

서울이동통신이 한국복지재단과 벌이고 있는 "미아찾기캠페인"이 대표적인
행사.

지난해 8명의 미아를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성과를 거둬 우리사회의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한 주역은 서울이통의 가입자들이었다.

매달 2백여만명의 삐삐가입자에게 발송하는 "서울텔레피아"에 게재된
미아의 사진을 본 가입자들의 제보로 가정을 되찾은 미아가 4명, 전국에
배포된 미아찾기포스터의 덕을 본 미아가 4명이었다.

최군이 지난해 7월 인천에서 치료를 받던중 실종된후 50여일만에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도 최군을 보호하고 있던 전도사가
서울텔레피아에 실린 미아 사진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서울이통 관계자는 "삐삐가 없었다면 이들은 부모의 품에 다시 안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올해에도 삐삐가 "머슴방울"이란 비아냥을 벗고 훈훈한
인정을 전달할 수 있길 기대했다.

한국이동통신이 지난해 실시한 "생명삐삐" 운동도 대표적인 사랑의 실천
이었다.

한국이통은 지난해 3월 LG정보통신과 공동으로 RH- 혈액형을 가진
8백70여명에게 삐삐를 증정하고 가입비와 3개월치의 요금을 면제하는 대신
긴급히 RH-형 혈액이 필요할때 이들의 도움을 청했다.

혈액형이 RH- AB형인 이모씨(여.41)는 지난해 8월 4층에서 추락, 척추탈골을
당해 인천길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과다출혈을 일으켰다.

인천길병원은 긴급히 혈액을 수배했으며 삐삐를 지급받은 8명이 연락을
받고 달려와 수혈, 이씨의 생명을 구해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때 신고된 실종자의 삐삐를
지속적으로 호출함으로써 생존자를 구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이통은 올해 삐삐수신용 무료 이동전화를 병원등에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신세기통신도 올해 사회봉사단체의 상담자들을 의자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한 새로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신세기는 오는 3월 상담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담원들에게
1백여대의 이동전화를 증정, 상담전화를 어디에서나 받을 수 있도록해 더
많은 시간을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할애하게 한다는 의도이다.

한편 무선호출과 이동전화업체들은 대부분 매월 쓸쓸히 지내고 있는
노인등 불우한 이웃을 찾아 잠시나마 훈훈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하고 있다.

통신업체들이 자칫 비인간적이라는 비난을 받기 쉬운 통신에 정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올해는 새로 등장할 통신서비스만큼 다양한 사랑의
실천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