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는 프랑스정부가 톰슨멀티미디어의 민영화절차를 조기에
재개하지 않을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인수가 무산되면 3억달러규모의 유리벌브공장 건설을 비롯한 대프랑스
투자계획을 취소하는등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키로 했다.

배순훈대우전자회장은 14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클로드 페이 프랑스정부특사가 내한해 한국정부에 유감의 뜻을
표시한 것과 관련, "이번 사태는 단순히 유감표시로 마무리될 사항이
아니다"라며 "프랑스정부가 대우의 톰슨멀티미디어 인수를 번복한 것은
대우와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기업, 나아가 아시아기업의 프랑스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톰슨멀티미디어 인수를 계속 추진한다는 생각으로 프랑스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겠지만 민영화절차결정이 자꾸 늦어지거나 새로 마련되는
민영화안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톰슨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톰슨인수는 대우전자를 21세기 세계 최대가전업체로 육성한다는 계획
가운데 하나의 선택안일 뿐이며 톰슨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
독자적인 스케줄에 따라 대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배회장은 특히 톰슨인수가 무산되면 유리벌브공장과 반도체공장등
프랑스에 투자하려던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투자지역을 다른 지역으로
돌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프랑스업체에 원자력발전소를 발주해 건설하고 TGV를
도입키로 하는등 다른 어느나라보다 프랑스업체를 대우하고 있는데
"프랑스정부가 한국기업을 이렇게 대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