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 물류자료정보센터 소장 >

물류는 종전엔 생산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만을 다뤘으나
지금은 생산이전의 조달단계에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반을 다루는
종합경영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생산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내주는 것만으로 물류를
인식하고 있는 기업이 허다한 실정이다.

물류자료정보센터의 한상원소장은 "비교적 물류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회사 철강회사 가전회사조차 막대한 재고로 어려움을
겪으며 출혈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물류체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생산량에서 판매분만큼을 빼고 남는 것이 재고라는 "생산-판매=재고"
등식이 업계 사고를 지배해와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는게 한소장의 진단이다.

그는 "생산이 소비자행동과는 무관하게 이뤄지고 얼마만큼 판매하는가에
따라 재고가 결정되는 상황하에서는 기업활동이 어렵게 될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생산=판매+재고"의 시대가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예상되는 판매량에 어느정도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둘 것인가를 미리 결정해
그에따라 생산량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소장은 "소비자의 구매의욕이 감소하는데도 생산 가동률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재고는 필연적으로 증가한다"며 "상품의 흐름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어려움에 봉착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한소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고 소비자의 구매패턴변화를
읽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것"이라며 "경기가 안좋을 때일수록 재고
관리에 역점을 둬야 하고 또 이것이 바로 물류철학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