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산업경기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작년보다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
됐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97년 산업경기전망에 따르면 조사대상
30개 업종중 통신 환경 해외건설 등 3개업종만이 호조를 보이고 나머지
업종은 보합수준에 머물거나 더 침체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합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 24개 업종중에서도 5개업종만이 강보합
수준을 보이고 나머지 19개 업종은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전경련의 업종별 산업경기전망을 요약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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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 = 가전제품은 엔화약세에 따라 대일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등 후발개도국으로부터도 해외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내수시장도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있어 전망이 밝지 않다.

반도체가격은 16메가D램의 경우 작년말의 8달러선에서 올해는 6달러선으로
하락, 4.4분기까지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64메가D램의 동반하락도 우려
된다.

<> 자동차 =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유가인상 등 자동차
보유 및 이용 억제정책도 강화돼 한자리수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시장도 선진 메이커의 저가, 소형차 경쟁력이 강화돼 전망이 어둡다.

노동법 개정에 따른 파업으로 생산차질도 악재다.

업계에서는 모델다양화와 할부금융의 활성화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 타이어 = 설비 신증설로 생산능력은 확충됐으나 자동차 보유 증가율이
둔화돼 내수시장 증가율은 한자리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수출도 엔화약세와 개도국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 조선 = 엔화약세가 지속돼 대일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또 선복과잉과 노후선박의 해체부진까지 겹쳐 수주는 거의 정체될 전망
이고 신조선가의 약세로 채산성도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이라크의 원유수출재개에 따른 탱커발주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통신 = 멀티미디어화의 급진전과 함께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잇따른
등장으로 통신기기 및 통신서비스 내수시장이 모두 1백% 안팎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 섬유 =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내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산 의류수입이 급증, 더욱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화섬업계는 수출물량은 늘고 있으나 가격약세로 고전이 예상되며 면방업
계는 미국의 원산지 규정 개정에 따른 수출타격이 우려된다.


<> 석유화학 = 동남아지역의 신증설에 따라 수출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나프타가격의 급등과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애로요인이다.

대신 이라크의 원유수출재개에 따라 국제유가의 안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철강 = 지속적인 설비확장으로 생산능력이 증대되고 있고 SOC투자확대
에 따라 조강류의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내수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공급물량 과다에 따라 재고조정부담이 커지고 있고 철근 등 일부품목의
수출가격 하락도 예상된다.


<> 기계 = 제조업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돼 그 여파로 기계업계의 경기도
냉각되고 있다.

석유화학 등 일부 수요업종에서는 대규모투자가 마무리된 상태며 공작
기계의 경우 미국 및 유럽지역 딜러들로부터 지속적인 가격인하 요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해외 자동차공장으로의 설비수출증가가 기대된다.


<> 시멘트 = 전국의 미분양아파트가 10만호를 넘어서는 등 주택건설경기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기업의 시설투자도 위축돼 내수판매가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도 작년보다 30%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가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 건설 = 국내건설은 <>주택경기의 회복지연 <>기업의 설비투자위축
등에 따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사회간접자본확충과 월드컵 및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관련
시설물 건설 등 공공투자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건설은 아시아지역의 지속적인 경제개발에 따른 수주활성화에
힘입어 10%이상의 수주신장이 기대된다.


<> 해운 = 아시아지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해운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최근에는 노후탱커해체가 늘어 탱커시황의 호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워낙 선복과잉이 심해 경기호전이 지연되고 있으며
특히 정기선분야는 운임하락이 예상된다.


<> 소프트웨어 = 인터넷, 인트라넷 등의 급속한 확산과 공공부문에서의
시스템통합 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내수시장은 두자리수의 신장세를 보이고
규모는 아직 적지만 수출도 1백%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유통부문의 과당경쟁과 불법복제행위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환경산업 = 정부가 환경예산을 큰폭으로 늘린데다 소득증대에 따라
국민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50%이상의 시장규모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환경과 무역을 연계시키려는 국제적 추이에 따라 환경기술 개발투자
와 청정설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 유통 = 경기부진으로 소비심리가 냉각되고 있고 유통시장개방에 따라
외국업체의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어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대신 할인점 이용 등 저가지향의 소비지출이 확산되고 있고 바겐세일 등
유통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점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신발 = 나이키를 제외한 대형 바이어가 이탈한 가운데 해외브랜드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베트남 중국의 설비증설에 따라 이미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벌어지고 있어
수출은 20%에 가까운 감속가 예상된다.

대신 내수는 3%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