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새내기 주부인 최경희(30)는 종종 "야한 여자"로 오해받곤 한다.

그녀가 95년부터 PC통신 천리안에 "성의 세계" (GO YSWLD)라는 정보마당을
개설 운영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가 제공하는 성정보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외설정보와는 거리가
멀다.

"성의 세계"는 건전한 성지식 전달과 올바른 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각종 국내외 성관련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신경정신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상담실도 마련,
일반인들의 말못하는 고민들에 대해 전자메일을 통해 상담 해준다.

특히 구태의연한 성지식 전파에서 탈피, 현장감 있는 얘기를 주로
담는다.

그녀가 성세계의 친절한 안내자로 나선 것은 주부로서 소규모 투자로
벌일 수있는 사업을 찾던 것이 계기가 됐다.

시장조사결과 성이 인간의 주요 관심분야 이지만 제대로된 온라인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창업을 결심하게 된것.

"처음 사업을 결심했을 때에는 주위분들의 우려섞인 걱정을 많이
들었습니다.

젊은 주부가 성정보 사업을 한다니까 무조건 백안시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또 성이라는 숨겨진 주제를 살아있는 정보로 가공해 내는 일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최초로 성지식 정보마당으로 등장한 "성의 세계"는 개설 1년만에
천리안의 이용 순위 5위권으로 부상하는등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녀는 "성의 세계" 이용자중 80%가 남자 대학생과 미혼남성들이라고
들려줬다.

최근에는 여성 네티즌들이 많아지면서 미혼여성들의 참여 비중도 늘고
있다고.

남성들은 조루나 신체 조건으로 인한 성적 콤플렉스 등을 고민으로 털어
놓는 경우가 많다.

또 여성의 경우 혼전임신과 피임 등에 관한 문의가 주종을 이룬다고
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성에 대해 무지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성교육 수준이 낙후된 탓이지요"

그녀는 상담자중 70% 정도는 지극히 정상임에도 잘못된 성지식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결혼을 두려워 하거나 성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특히 고등학교 청소년들은 심각한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선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씨는 이를위해 곧 성관련 홈페이지를 개설, 인터넷을 통한 밝은
성문화 전파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