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경승용차 시대-.

대우 티코가 독주하고 있는 경승용차 시장에 현대 기아가 "신병기"를
앞세워 경쟁시대를 선언하고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9월 첫 경승용차인 MX카를 내놓는다.

기아자동차는 곧 티코수준까지 값을 내린 프라이드 저가차를 출시,
경승용차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자동차 "MX"는 우선 스타일이 독특하다.

경차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목적자동차(MPV) 스타일이다.

경차이면서도 미니밴을 닮았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실내공간을 가능한한 넓혀 다목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뒷 시트를 접으면 화물적재용인 프라이드밴보다 화물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고 밝혔다.

MX의 차체 높이는 1천6백30mm다.

어떤 승용차보다 차체가 높은 것은 물론 현대정공의 미니밴 싼타모보다도
5mm가 높다.

차체가 높으면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폭이나 길이도 함께 키웠다.

MX의 제원은 길이가 3천4백95mm, 폭 4백95mm다.

대우의 티코와 비교하면 길이가 1백55mm, 폭이 95mm, 높이가 2백35mm씩
커졌다.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개발팀의 이야기다.

스타일면에서도 현대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말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클리닉(일반 소비자 대상의 차량
품평회)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MX의 스타일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차의 엔진으로 8백cc급과 1천cc급 "입실론 엔진"을 개발해 놓았다.

내수용에는 8백cc급을, 수출용에는 1천cc급 엔진을 얹을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경차에 주어지는 각종 혜택의 기준이 1천cc로 상향조정될
경우에는 1천 급만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와 함께 98년 가동에 들어가는 인도공장에서도 이 차를 생산,
경차 해외생산시대를 열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당초 경차용으로 M카를 개발, 도쿄모터쇼 서울모터쇼
등에 출품해 왔다.

그러나 기아는 이 차를 양산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설비투자 규모에 비해 아직 시장규모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아는 신규투자없이 기존 차량으로 경차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가 "프라이드 저가차"다.

프라이드의 사양을 조정해 가격을 내린 프라이드 저가차는 가격이
4백21만원으로 티코SX보다 10만원밖에 비싸지 않다.

기존 프라이드에 비해서는 최고 84만원이나 내린 것이다.

따라서 기아는 기존 티코에 비해 가격이 근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을
뿐더러 프라이드가 안전하고 거주공간이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해 티코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외관은 기존 프라이드와 같으며 엔진도 1천3백 급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핵심부품이나 차체등에 저급 소재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사양이 아닌 것을 제외했을 뿐"이라는게 기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라이드 생산설비의 감가상각이 끝났다는 것도 가격인하의 배경이
되고 있다.

프라이드 저가차의 약점은 있다.

경차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

따라서 기아는 올해도 경차혜택 기준의 상향조정을 위해 정부와 실강이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1천cc급만을 생산하고 싶은 현대도 마찬가지 입장이어서 올해 경차기준이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

기아는 이미 1천1백c 엔진을 확보하고 있어 1천cc까지만 경차기준이
바뀌어도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자동차도 티코 후속모델인 "M-100"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98년에 생산에 들어간다.

이 모델은 티코보다 차체가 훨씬 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