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는 지난해에 비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정부와 민간의 일치된
견해다.

단지 얼마나 더 나빠지고 악화되는 속도가 어떨지에 대해서 약간의
입장차이가 있을 뿐이다.

수치로 보면 대체로 올해 성장률은 6.0~6.5%,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말대비)은 4.5~5%, 경상수지적자는 1백70억~1백90억달라로 집약된다.

전체적으로 성장률과 경상수지적자는 축소되고 물가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는 전망이다.

대체로 민간연구소들의 전망은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에 비해 훨씬 어둡다.

불황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반면 정부는 특별한 경기진착책을 쓰지 않더라도 6.5% 성장을 가능할
것이하는 입장이다.

90년대초 수축국면에서 성장이 5%대까지 떨어진 것에 비해서나 현재의
잠재성장률에 견주어 볼때 그렇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상반기중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면 하반기엔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간연구소들은 올해안에는 가시적인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 = 96년 경제성장률은 국내 총생산 (GDP) 기준으로 7%에 이를
것이라는게 정부의 전망이다.

연구기관들은 기관에 따라 6.8~7.0%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성장률이 상당히 둔화돼 낮게는 5.9%에서 높게는 6.5%까지로
전망된다.

대체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은 6.4~6.5%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비해 민간연구소들은 6.0%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은 경기가 저점을 지나는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6%까지 떨어질 것이나 하반기들어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하반기들어서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상반기에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올 연간으론 성장률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간연구소들의 전망은 훨씬 비관적이다.

성장률이 정부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민간연구소들은 설비투자가 연간으로도 마이너스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완전히 얼어붙어있다는 설명이다.

민간연구소들은 상반기에는 5%대후반까지 떨어질 것이며 하반기들어
다소 호전되더라도 6.1~6.3%수준을 넘기어렵다고 보고있다.

개중에는 연간 5.9%성장에 그친다는 견해도 있다.

<>물가 = 올해도 물가압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은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지난해보다 다소 낮은 4.7% 내외로 보고 있다.

올해는 국제원자재 가격과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등 해외여건은 괜찮으나
국내적으론 물가불안 요인이 곳곳에 산적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재경원은 지난해수준 (전년말 대비 4.5% 상승)에서 막을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연구소들의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연평균 기준으로 나오긴 했지만 전년말대비로 보더라도 "5%수준육박"이
중론이다.

대체로 4.7~4.9%를 전망하고 있으며 5%까지 보는 곳도 있다.

생산자물가역시 내년에 상당폭 뛰리라는게 민간연구소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국제수지 = 경상수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난해엔 2백20억달러 내외의 적자로 국제수지 방어에 비상이 걸렸었다.

올해에도 경상적자가 적게는 1백40억달러, 많게는 1백90억달러에 달해
수지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통령이 밝힌 경상수지적자 "절반축소"는 국책 민간연구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불가능하다고 판정을 내렸다.

가장 낙관적으로 보는곳이 KDI로 1백55억달러 (무역적자 82억달러).

금융연구원이 1백67억달러 적자로 보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민간연구소들은 1백80억~1백90억달러정도를 예측하고 있다.

주력업종의 수출은 여전히 시원치 않을것이고 수입은 계속되어 나아질게
없다는 시각에서다.

민간연구소는 무역수지적자만도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될수 있다는 대단히 우울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