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회사(팩토링회사) 설립이 붐이다.

최근에는 유수 상장사들이 합작으로 팩토링회사를 차려 모회사어음을 자체
할인하는 새로운 기업금융기법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신풍제약 태일정밀 맥슨전자 제일엔지니어링 종근당 등은 지난달 자본금
1백억원을 출자해 큰나무팩토링(사장 이만구)이란 회사를 차렸고 곧 50억원을
증자하기로 했다.

이번 증자에는 미주실업 쌍용건설 건국대학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 중견상장사들은 대체로 신용도가 좋아 종금사들이 어음을 서로 할인해
주려고 나서던 회사다.

그러나 어음할인에 부수하는 마진을 종금사에 넘겨주느니 차라리 설립이
자유로운 팩토링사를 세우자고 결론을 내렸다.

자체발행 어음이나 계열사및 하청업체 어음을 팩토링사를 통해 소화하자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우후준순으로 생겨난 파이낸스사는 최근까지는 주로 금융기관과
대기업이 세운 것이 대부분이었다.

자체 수요보다는 금융기관을 세워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하는 금융업을 해서
수익을 내자는 목적이었다.

"금융기관형 파이낸스사"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최근 설립되는 파이낸스사엔 개별기업이 본사나 관계회사가 발행한
어음을 할인하는 "자체수요형 파이낸스사"가 많다.

이런 기업들은 과거에는 하청업체 등에 어음을 발행해주면서 바로 그 자리
에서 오너의 측근이나 개별직원들이 이 어음을 다시 할인해주는 방식을
써왔다.

그러나 이제 파이낸스사를 세워 공식적으로 어음할인 영업을 하는 셈이다.

이런 회사는 파악된 것만도 약50개사에 이른다.

큰나무파이낸스는 상장사들이 합작한 경우다.

파이낸스사는 자금조달이 가장 큰 어려움이기 때문에 상장회사의 신인도를
이용해 금융기관 차입을 쉽게 하자는 것도 상장사간 합작이 가능케 했다.

따라서 앞으로 개별적으로든 합작으로든 이런 "자체수요용 파이낸스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종금사들의 우량고객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