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제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타이어산업은 90년대 들어와서도 다른 경공업과는 달리 생산과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90~95년 기간동안 생산은 물량기준 2천9백78만개에서 5천3백41만개로
연평균 12%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액은 같은기간 8억7천2백85만달러에서 13억2천9백78만달러로 연평균
9%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타이어업계의 줄기찬 노력의 결과이다.

예컨대 세계유수의 자동차 전문지에서 발표한 국별 타이어 성능비교에서
한국은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 제품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그 외에도 타이어수출신장은 자동차수출증대에도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의 63%를 수출에 의존하는 타이어산업은 향후
세계각국이 요구하는 스펙(소재성능 타이어성능 규격등)에 맞추기 위해
적합한 신소재 개발과 생산공정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자동화설비에 의한 가격경쟁력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최강의 경쟁력을 보유한 일본은 첫째 가격경쟁력면에서 브리지스톤
요코하마등 유명브랜드를 앞세워 한국보다 20%정도 높은 수출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둘째 한일간에 품질수준은 유사해도 자동화에 의한 생산성이 한국의
1.4배나 높다.

또한 일본은 타이어생산의 핵심부문인 고무중간재의 접지부문과
가황공정의 자동화율이 한국보다 10~15% 앞서있다.

특히 컴퓨터 감지및 제어방식에 의한 전체공정의 레이아웃 조정기능에서
일본은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셋째 왕성한 연구개발력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일본은 5.3%로 한국의 3%보다 2.3%
포인트가 앞서있다.

넷째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마케팅의 우위로서 한국은 이 분야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의 생산및 판매회사인 브리지스톤사를 비롯해 스미토모
요코하마 도요사등 4개의 10대메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금호와 한국타이어사는 세계 10대 메이커권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양사의 판매액을 합쳐도 요코하마사 수준에는 미달되는 실정이다.

고유브랜드 수출비중도 일본 98%, 한국 91%로 한국이 7%포인트 낮다.

현시점에서 한국과 일본간의 경쟁력을 비교하면, 일본이 다소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간별로 80~90년대 사이에 그 격차는 크게 좁혀지고 있다.

수출가격차는 80년대에는 1.36배로 일본이 높았으나 현재는 1.2배로
좁혀졌고 생산성도 같은기간 1.8배에서 1.4배로 일본의 우위가 좁혀졌다.

특히 고유브랜드 수출비중 면에서 일본이 약간 앞서고 있지만 그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일간 타이어 제품의 품질수준이 대등한 것으로 세계시장에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세계 타이어의 흐름은 단순히 타이어 자체 성능개발에 국한되지
않고 주행과 조종의 안정성과 같이 자동차 성능과 연계되고 있다.

또한 저소음 저연비 초경량을 추구함과 동시에 환경친화산업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어 우리나라 타이어 산업은 세계동향에 맞춘 발빠른 대응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한국 타이어 산업은 첫째 첨단설비 도입확대에 따른 생산성
증대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컴퓨터 제어방식에 의한 전체 공정의 레이아웃 조절기능 제고와
함께 압축기 캘린더기 등 생산공정의 핵심설비 자동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연구개발 투자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 유명 메어커들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공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프랑스 미셰린사가 개발하고 있는 C-3M 공법도 파격적인 생산원가 절감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연구기능 활성화로 귀결되고 있다.

셋째 해외투자 가속화로 글로벌 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이상의 경쟁력 제고방안이 향후 정부와 기업의 협조하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