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부의 음식물쓰레기 감량화정책이 강화되면서 음식물처리기 분야가
새로운 유망업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매립지의 젖은 음식물쓰레기 반입불가조치가 나온 이후 음식물
처리기 수요는 그전보다 5~6배나 급증하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께는 시장규모가 최소한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공급업체수도 지난 93년이래 도산과 창업을 반복하는 가운데 현재 동양기전
부성금속 등 6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건조및 건조발효가 일반적인 방법.

최근에는 발효분해및 소멸화분해 방식의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건조는 열풍 등으로 섭씨80도 이상의 온도를 가해 음식물중에 포함된 수분
을 증발시키는 것이고, 건조발효는 퇴비화 초기부터 섭씨60도 이상을 설정해
미생물에 의해 퇴비화를 유도하면서 수분을 날려 건조까지 병행하는 방식
이다.

발효분해는 반응기내에 공기를 주입.반응시키면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발효열(산화열)로 전체반응을 진행시키는 방법.

소멸화분해는 발효분해와 거의 같은 원리로 반응기 내에 초기에 분해매체제
를 공급, 음식물이 분해되고 남는 양만큼 분해매체제가 분해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각종 장치의 분해원리중 처리용량 에너지소모 감량화 악취정도 농지환원
등에서 발효분해와 소멸화분해가 기술적으로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60여개 음식물처리기 공급업체중 대부분이 건조.고속발효 방식을 쓰고 있고
4~5개사에서 소멸화분해장치를 시판하고 있다.

부성금속 동양기전 등이 소멸화분해방식, 서울식품과 우창이 각각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소각및 건조방식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밖에 한성환경 장인플랜트 광덕기공 중외메디칼 일진경금속 삼경플랜트
이화기계 등에서도 자체 개발한 음식물처리기를 공급하고 있다.

부천소재 주방기기 메이커인 부성금속은 서울산업대와 산학협동으로 1년간
2억원을 투입해 음식물쓰레기 소멸화장치를 개발, "그린마스터" 상표로 본격
판매중이다.

이 제품은 음식물쓰레기를 매일 투입하고 6개월간 배출하지 않아도 발효
매체및 미생물에 의해 자동발효.소멸처리되도록 설계됐다.

기존 제품들이 대개 하루 12~24시간 작동하는데 비해 그린마스터는 4.8시간
만 간헐적으로 동작해 전력비가 절감된다.

Q마크를 획득한 이 제품은 현재 초등학교 구청 등에 주로 공급되고 있다.

동양기전은 음식물쓰레기 소멸화퇴비장치 "탑크린"을 산학협동으로 개발,
올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중이다.

K마크를 획득한 이 제품은 호기성 미생물을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분해.
퇴비화하는 방식으로 쓰레기의 양을 최대 95%이상 소멸시킨다.

탑크린은 드럼회전방식이어서 이물질 투입으로 인한 고장이 거의 없고 전력
소모량도 기존 제품의 10분의1 정도이며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현재 급식학교및 기업체 등에 판매중이며 몇몇 아파트에 시범설치,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식품은 최근 일본 산교엔지니어링과의 기술제휴로 음식물쓰레기를 사료.
비료화하는 소각기 "뉴 오가도라"를 개발, 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이 제품은 기존 고속발효기와 달리 보일(끓임) 건조방식으로 미생물을 사용
하지 않고 기계안에서 1시간만에 생찌꺼기의 조직을 파괴, 사료퇴비로 만드는
새로운 타입이다.

국물이 많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추어 개발된 제품으로 2차 환경오염을 유발
시키지 않으며 설치면적과 비용이 기존 발효기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회사측은 최근 주문이 급증하고 있어 내년 음식물처리기의 매출목표를
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우창은 스팀건조방식의 음식물 쓰레기 고속건조기 "미닉스"를 개발, 시판중
이다.

발명특허품인 이 건조기는 스팀을 이용한 간접 고온건조방식으로 처리시간이
4~5시간으로 짧고 감량화를 위한 발효균및 수분조절제가 불필요하다.

백금촉매를 이용한 탈취시스템으로 악취가 나지 않고 음식쓰레기의 처리
과정상 발효균을 쓰지 않아 사후관리및 유지보수가 편리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분야가 황금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업체들이 기술
개발및 판매에서 과도한 경쟁을 지양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중소기업이 일군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최근 굴지의 대기업이 사업성을
내다보고 참여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 분야를 중소기업 육성품목으로
보호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