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손은 광고업계에서는 "큰 손"으로 통한다.

이름값을 하고 있다.

96년 광고취급고(잠정치)는 560억원.하반기들어 광고시장이 부쩍 악화
됐지만 지난해보다 100억원 이상 늘었다.

취급고가 천억원대인 광고회사들이 수두룩한데 겨우 이걸 가지고 큰손이라
할수 있느냐는 반론이 나올수도 있다.

그렇지만 거손은 분명 큰 손이다.

독립광고업체로 10위권을 오르내리는 기업은 거손뿐이다.

대기업의 광고계열사(하우스에이전시)도 아니면서 이만한 실적을 올리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거손보다 못한 하우스에이전시들도 즐비하니 큰 손으로 불릴만 하다.

차양수사장은 평생을 광고 한 우물만 파온 광고맨이다.

광고회사에서 10년간 샐러리맨생활을 하다가 80년에 거손을 설립했다.

"소비자가 공감할수 있는 광고를 제작하는 것이 경영방침입니다"

차사장은 하우스에이전시도 아닌 거손이 업계 10위권에 오를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같은 경영전략 덕택이라고 밝힌다.

광고는 소비자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확고한 신념이기도 하다.

그는 헝그리정신을 강조한다.

"거손은 뒤에서 받쳐 주는 고정고객(계열업체)이 없습니다. 그러니 살 길은
남보다 더 많은 피와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길 밖에 없지요"

그는 사원들에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피와 땀을 아끼지 않는 헝그리정신
을 요구한다.

좋은 광고는 결코 그냥 굴러 들어오지 않는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생활철학은 정직.

집무실 벽에는 "심청통천지"라고 쓰여진 액자가 걸려 있다.

"마음이 맑으면 천지가 통한다"는 이 말을 가슴깊이 새겨두고 있다.

"광고주와 소비자 그리고 나 자신에게 정직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습니다"

정직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광고주와 소비자간의 공감을 유발한다고 믿고
있다.

내년 광고시장은 올해보다 더 악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차사장의 내년은 힘겨운 한해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차사장의 정직과 헝그리정신은 내년에도 거손을 성장률 두자릿수의
성장 기업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