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를 먼저 보내 주력부대가 나갈 길을 닦듯 특수차량을 앞세워
대량수출의 길을 연다"

자동차업체들이 경찰순찰차 앰뷸런스 소방차 등과 같은 특수차량의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량은 제한돼있으나 시민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차라 선전효과가 엄청
크기 때문.

특수차량의 수출은 수출 그 자체로서도 회사의 수익을 올리는데 기여하지만
그보다는 제품이지지 제고에 더 비중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기아자동차는 인도네시아 국민차 판매를 앞두고 국민차와 동형인
세피아 10대를 현지 경찰순찰차로 기증, 국민차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상당한
효과를 본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순찰차로 사용할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뇌리에 심어주는 전략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카자흐스탄 보건부가 발주한 앰뷸런스를 수주하기 위해
총력전을 편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지난달 실시된 입찰에서 현대가 76대 수주했지만 도요타 닛산등 세계적
업체들이 교두보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참여했었다.

현대는 또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교도들이 메카 순례때 사용
하는 "하지버스" 입찰에서 3백대를 수주했다.

"현대차는 성스러운 행사에 쓰이는 차"라는 인식을 심어줌과 동시에 다른
회교권국가에도 같은 차량을 수출할 수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자동차업체들은 택시와 VIP전용차량에도 특수차량이상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택시 운전자들의 차량 선택은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에
큰 영향을 주고 VIP차량의 공급은 해당국 정부의 보증서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 착안한 것.

국내업체중 택시차량 수출에 가장 신경을 쓰는 업체는 대우다.

대우는 현지공장 건설로 주력시장이 된 동유럽과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중남미에 택시용 차량을 집중 수출하고 있다.

이중 페루와 콜롬비아에서는 택시차량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대우는 특수차량의 수출도 병행해 크로아티아공화국에는 넥시아를 장애인용
차량으로 수출했으며 불가리아 우즈베크 루마니아등에는 경찰순찰차를 공급
했다.

쌍용자동차는 VIP들을 대상으로 한 고급차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대통령 및 국왕 전용차로 탄자니아 에콰도르 케냐 카타르
등 8개국에 10대의 무쏘를 판매한 쌍용은 아예 무쏘에 최고급 사양을 장착한
무쏘 스페셜 에디션을 제작키로 했다.

쌍용은 다음달 무쏘 스페셜 에디션을 5백대 생산해 이중 4백대를 세계
각국의 저명인사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