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화곡동에 사는 박영민씨(29)는 지난 7월 회사를 그만뒀다.

대학을 졸업한 다음 2년동안 다닌 직장을 미련없이 포기했다.

마음속에 늘 품어온 개인사업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박씨가 시작한 사업은 이동식 음식점.

소자본으로 별다른 위험부담없이 시작할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들인 비용은 장사에 필요한 이동차량인 "타우너"를 구입하기 위해
납부한 1회 할부금 52만원을 포함, 고작 100만원.

이같은 소규모 투자로 8월이후 월 400여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3년안에 한국 전통음식점을 체인으로 운영해보겠다"는 그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동식 음식점은 특수개조된 소형트럭을 이용, 우동 어묵 꼬치 자장면 등
간편하게 먹을수 있는 음식을 판매한다.

포장마차와는 달리 술은 대부분 판매하지 않는다.

스낵카로도 불린다.

이동식 음식점의 월평균 순익은 대략 300만원선.

술위주로 장사하는 포장마차에 비해 손님 회전율이 빠르다.

포장마차는 소주 한병을 마시면서 한두시간 앉아 있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동차량의 경우 10분을 넘기는 손님이 거의 없다.

고수익을 올리는 이유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이동식 음식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포장마차대신 밤거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영업중인 이동식 음식차량은 서울지역 500여대를 포함해
모두 800여대가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자동차는 소형트럭 타우너를 개조한 이동차량을 올들어 10월말까지
360여대 팔았다.

기본 모델(세금 포함 622만원)에 음식조리장치 등을 부착, 1,07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우도 같은 기간중 "라보"를 개조한 이동차량을 140여대를 팔았다.

대당가격은 기본형(388만원)의 두배 가까운 790만원.

이동장사차량이 크게 늘어나자 서비스 차별화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차량은 물론 음식재료까지 일괄 제공하는 스낵카 체인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태원식품과 푸른유통 맥스통상 등이 이 분야의 선두주자들.

이들 체인점은 특수개조한 소형트럭을 일괄 구매해 가맹점에 공급한다.

음식재료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가맹점에 값싸게 대준다.

태원식품은 올 3월부터 체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143개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내년엔 가맹점수를 5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가맹점들은 "모두와"라는 상호를 공동사용하며 특수제작된 조리차량을
제공받는다.

가맹점들은 태원식품이 자체 생산하는 우동 자장면 만두만을 취급한다.

안충웅 태원식품 회장은 "30대초 중반이 전체 가맹자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요즘들어 20대후반의 젊은이들도 상당수 가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년전 시작한 푸른유통도 현재 50여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 4곳을 포함, 인천 부산 등 전국에 8개 지사를 두고 있다.

푸른유통의 가맹점들은 핫바 꼬치 호떡 어묵 떡볶이 등을 판매한다.

체인가입비는 무료이며 가맹점들은 "길동무"라는 상호를 사용한다.

표대준 푸른유통 사장은 "호주 일본 등에서 해외생활을 하면서 이동장사
차량이 보편화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엔 지사를 20여개로 늘려 영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맥스통상(대표 정태훈)도 70여개 가맹점을 두고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의 가맹점들은 "맥스아메리카 핫도그"라는 상호를 쓰고 있다.

이들 가맹점은 애플파이 핫도그 돈가스 등 서구식 인스턴트식품을 팔고
있다.

이밖에도 개인적으로 차량을 구입, 사업을 시작하는 업체들도 급속히
늘고 있다.

주말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동식 차량음식점 또한 계속
증가할 것 같다.

< 유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