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냉방시스템과 같이 냉매를 쓰지 않고서도 섭씨 영하 45도의
차가운 공기를 발생시킬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항공추진기관연구그룹 현용익박사팀은 공업기반
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삼성항공 천지산업과 함께 지난 3년간 5억7,000
만원을 들여 비행기용 공기조화시스템(ECS)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비행기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기중 일부를 뽑아낸 뒤 별
도의 동력구동없이 자연팽창시켜 온도를 떨어뜨리는 장치이다.

즉 섭씨 200~400도의 비행기 엔진내부 공기를 3%정도 추출,분당7만8,
000회씩 회전하는 압축기로 압축한다.

이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면서 자연냉각,온도가 섭씨 150-300도선으로
떨어지면 이 공기를 또다시 팽창기로 급팽창시켜 공기가 팽창할때 온도
가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해 영하 45도로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냉각된 공기는 엔진내부의 뜨거운 공기로 온도를 맞춰 기체내에 공급함
으로써 적절한 압력과 온도로 조절토록 시스템화했다.

현박사팀은 이번에 핵심부품인 압축기와 팽창기 제조기술도 국산화했으며
현재 전체시스템을 조립,최종 성능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기술에 대해서는 연말께 특허출원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냉매가 아닌 고압공기만으로 차가운 공기를 무궁무진하게
얻을수 있어 환경오염우려가 전혀 없다.

또 압축기와 팽창기가 서로 연결돼 회전하기 때문에 별도의 팽창기 구
동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현박사팀은 이 시스템의 핵심기술개발로 막대한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ECS도입시 사용비행체의 전모를 제시해야하는데서 오는 항공
기국산화기술의 유출우려도 해소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현재 미국의 얼라이드시그널사와 영국 NGL사가 전세계 시
장의 95%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기술이전 역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현박사팀은 또 이 시스템 관련기술을 일반 냉방.냉동기 개발에 접목시
킬 계획이며 특히 인공눈발생장치 공동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시스템기술을 응용한 인공눈발생장치는 현재 일본에서 개발돼 쓰이
고 있다.

현박사는 이와관련,"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일반 대형냉방시스템의
크기를 4분의1~5분의1 정도로 줄일수 있으며 냉매에 의한 환경오염문제
또한 해결할수 있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