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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식당....

모든 비즈니스가 정보화시대를 맞아 "사이버"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지금까지 현실에서 존재해온 비즈니스가 인터넷공간에서 또다른
형태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

자연 사이버세상의 개인의 생활양태도 변화를 맞고 있다.

김가상씨는 30대 중반의 대기업 해외영업부 과장이다.

홀어머니와 아내, 대학다니는 여동생, 두딸등 모두 5명의 식구를 거느린
가장이다.

오늘은 그가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일요일.

딸의 성화에 못이겨 가족과 함께 쇼핑센터에 가기로했다.

그가 찾은 곳은 시끌벅적한 시내 백화점이 아니다.

거실 한귀퉁이에 있는 컴퓨터 앞에 가족을 모아놓고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개설된 사이버 백화점을 찾아 아이쇼핑겸 물건을 사기위해서다.

그는 백화점 1층을 둘러보다 "패션 가방"이라는 가방상점에 들렀다.

아내는 전시된 악어가죽을 요리저리 살펴보고는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
전자카드로 값을 치른다.

두 딸은 4층 장난감 가게에서 미국산 블록을 사달라고 조른다.

김가상씨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딸들의 얼굴을 보고는 결제했다.

그는 지출이 과했나 싶어 백화점 1층 로비에 마련된 사이버은행에
들렀다.

자신의 계좌를 입력하니 은행원이 잔액상황을 말해준다.

아직 여유가 있음을 확인하고는 안도한다.

내친 김에 사이버서점에 들러 책한권을 산다.

사이버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친 김가상씨는 어머니의 치통을 치료해
드리기위해 사이버 치과를 방문했다.

의사는 어머니의 증상을 듣고는 처방전을 써주었다.

어머니는 내일 사이버 치과의사의 처방전을 들고 이웃에 있는 "현실
치과의사"로 부터 치료를 받기로 했다.

멋내기를 좋아하는 여동생은 사이버 피부관리소를 찾았다.

동생은 가을철 얼굴마사지 기법을 알아내고는 만족해 한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다시와 사이버 관리소장이 추천해주는 마사지
크림을 샀다.

출출했던 김가상씨는 식구들과 오랜만에 "외식"을 즐기기로했다.

사이버 식당가에 마련된 한식 일식 양식 중식등 여럿 음식코너중
자장면집에 들렀다.

주인이 "오늘 특식은 돼지고기 탕수육"이라며 조리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그는 자장면 5인분과 탕수육 하나를 시켰다.

김가상씨는 쇼핑을 마친 딸들을 사이버 영어학원으로 보냈다.

영어학원은 상황 그림과 함께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모두 가르친다.

딸들은 수강 8개월만에 "네이티브 스피커"가 다 됐다.

딸들이 영어공부에 열중하고 있을즈음 초인종이 울렸다.

자장면이 배달됐다.

딸들은 하던 영어공부를 그만두고 자장면으로 달려간다.

김가상씨 가족의 일요일 하루는 허무맹랑한 가상이 아니다.

모두 지금 국내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사이버 비즈니스이다.

물론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통신 장애, 대금 결제수단 미비등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미 우리 사회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비즈니스의 시대로
접어들고있음을 알수있다.

멀지않아 사이버 증권시장 사이버 국회 사이버 극장등도 등장할
예정이다.

사이버 세계가 어떻게,어느 정도로 발전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미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할수 없을 만큼
사이버 비즈니스가 생활속에 파고들었다.

이는 곧 우리의 얘기가 될 것이다.

인터넷을 빼놓고는 비즈니스를 생각할수 없는 시대가 오고있는 것이다.

조만간 사이버 세계에서 애인을 구하고, 사이버 세계에서 사랑을 나누는
영화속의 얘기가 일상생활속에 자리잡을 날이 현실로 다가설 것 같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