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체들의 올 마지막 정기세일실적이 크게 부진한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막을 내린 롯데 신세계등 서울시내 대형백화점들의 올 가을
세일실적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대비,10%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92년 정기바센세일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 4년동안 서울 대형백화점들은 20%이상의 세일매출신장률을
기록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영등포점 미아점등 서울의 3개 점포에서 8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지난해 동기대비 10.1%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과 뉴코아 서울점도 각각 7.9% 6%(추정치)라는 저조한 실적을
냈다.

이에따라 백화점들은 이례적으로 오는 12월 4일부터 5일간 추가로
연말세일을 실시키로 결정하는등 비상대책마련에 나서고있다.

올 가을정기세일의 실적부진은 우선 올 하반기 들어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돼 전 품목에 걸쳐 매기가 살아나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특히 전체 세일실적의 60%안팎을 차지하는 의류판매가 부진했던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되고있다.

신세계백화점 여성의류 바이어 윤두환과장은 "세일전 열였던 입점업체들
의 자체할인판매로 세일수요가 분산됐고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가 매년
줄고있는것도 세일때 의류판매부진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고가의 모피 피혁제품이 잘 팔리지않은 것도 세일매출부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모피피혁제품 하루평균매출액은 1억원 남짓.

세일 막바지 기온이 급강하,26 27일 이틀동안 2억5,000만원어치가 팔려
간신히 체면유지만했다.

신세계백화점 모피피혁제품 매장을 찾은 손님수도 지난해의 40%선에 불과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불황으로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따뜻한 날씨,
모피피혁수요의 포화상태등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모피피혁제품뿐아니라 상대적으로 고가의류를 취급하는 매장은
한산했다.

롯데백화점 숙녀의류 바이어 홍성우과장은 "미시정장의류나 수입의류
디자이너브랜드 매장은 고객들의 발길이 뜸한반면 중저가의 영캐주얼매장은
다소 붐볐던 편"이라고 털어놨다.

가전매장의 난방용품은 포근한 가을날씨로 고객들의 눈길을 끌지못했다.

롯데백화점 가전담당 바이어 최성헌과장은 "난방용품판매는 "천수답"
이라고 불릴만큼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 날씨가 추워진 마지막 이틀동안
3억여원 판것이 고작"이라며 "오히려 가격이 싼 커피메이커 면도기등
소형가전제품이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세일초반 가전 3사의 가격인하도 가전제품 매출액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격이 인하된만큼 매출액이 주는것과 함께 소비자불만처리에 진땀을
흘려야했다.

모백화점 가전담당바이어는 "세일도중 실시한 가전업체들의 가격인하로
세일초반 가전제품을 산 소비자들의 항의가 쇄도,점포당 하루 10건의 환불
요구전화가 걸려왔다"고 밝혔다.

구두 잡화역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못했다.

롯데백화점 잡화담당 오승헌과장은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등 주요
구두업체들이 세일에 불참, 20%정도 매출액을 깎아먹는 타격을 입었다"며
"노세일브랜드인 구찌 루이비통등 고가의 잡화제품은 매출이 평소보다
오히려 저조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