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고객관리죠.

그리고 컴퓨터는 130만명에 이르는 고객들을 관리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입니다"

정수기 제조업체인 웅진코웨이 김형수사장(46)의 컴퓨터 애찬론은 철저한
"고객관리의 필요성"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김사장의 하루일과도 컴퓨터를 이용해 고객들의 동정을 살피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16일 8시 상봉동 웅진코웨이 본사건물.

출근과 동시에 김사장은 무선으로 LAN(구역내 통신망)에 연결된 컴퓨터를
켜고 MIS(경영정보시스템)를 통해 회사 전반사항을 파악한다.

어제 판매된 제품수와 영업소및 대리점 현황, 직원들이 올려놓은 사내메일
등이 그가 체크하는 주요 사항들.

그러나 그가 가장 오랫동안 신경써서 보는 부분은 관리사원들이 고객들에게
필터교환을 통지했는가의 여부다.

필터를 갈아야할 때인데도 안 갈거나 통보를 해도 막무가내인 고객들을
파악, 이들에게 정수기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통보하라는 것이 김사장의
일관된 지시사항.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위생관리가 잘되지 않으면 정수기는
제성능을 발휘할수 없다"는게 그가 철저한 고객관리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래서 그는 평소 영업사원들에게도 "애프터서비스를 할수 없는 곳에는
제품을 팔지 말라"고 이르고 있다.

철저한 고객관리를 강조하는 만큼 그는 사내 정보화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사장은 92년 취임과 동시에 업무전산화와 네트워크화 사업을 본격화했다.

정작 본인은 컴맹이었지만 향후사업의 흥망이 정보화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컴퓨터와 네트워크화없이는 매년 20%씩 늘어나는 고객들의 관리와
제품구입시기 필터교환시기 등을 일일이 체크할수 없다.

그는 또 업무전산화와 함께 25개 지방소재 영업소및 대리점, 서울의 10개
영업소, 그리고 본사를 연결하는 컴퓨터 네트워크망을 구축했다.

김사장이 컴맹 딱지를 뗀 것도 바로 이 시기다.

그는 곧바로 사내 전산화사업의 시작과 함께 컴퓨터 개인교습을 시작,
이제는 인터넷과 PC통신을 통해 환경관련자료를 찾아 보는 새내기 네티즌
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인터넷이나 PC통신에 환경관련 업계의 자료가 많지 않아
관련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며 "가능하다면 웅진코웨이가 갖고 있는 자료를
홈페이지(개설예정)에 띄워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사내에서 "깐깐한 정수기를 만드는 깐깐한 사장님"으로 불리는 김사장.

그는 "앞으로 웅진코웨이의 정보화도 깐깐하게 구축해 나가겠다"며 다부진
웃음을 보였다.

< 글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