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이 주방세제에 항균개념을 도입, 개발한 "크리어"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판 5개월만에 월매출액이 15억원에 이르는 등 큰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트리오"로 우리나라에 주방세제를 제일 먼저 정착시킨 애경의 기술력과
경륜이 "크리어"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 개발동기 >>>

"내 가족에게 세균을 먹일순 없다"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는 것에 유달리 민감하다.

더구나 가족들이 먹는 음식에 관한 것이라면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음식에 들어있는 세균을 없애 주는 세제가 있다면 히트상품은 떼논
당상이라는 것이다.

설거지만으로 식중독 장티푸스의 원인이 되는 각종 대장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등을 삶은 것처럼 없애준다는 것이 이제품의 포인트이다.

<<< 제품특성 >>>

주성분은 TCN과 당근성분이다.

이 제품에 항균이란 말을 붙일 수 있는 것은 TCN 때문이다.

이 성분은 강력한 살균작용으로 박테리아는 물론 곰팡이까지 없애 준다.

이른바 항균성을 표방하고 있는 치약 화장비누로 응용 개발되기도 하고
병원용 소독제품에 널리 사용되기도 한다.

해로운 세균을 죽이면서도 인체에 안전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크리어"의 항균기능은 지난 9월 공신력있는 연구단체의 실험결과 입증
됐다.

세균이 많은 행주를 실험한 결과 가장 살균력이 강한 것은 역시 뜨거운
물에 삶는 방식이었다.

그 다음이 크리어희석액에 담는 방식이었다.

항균기증이 없는 일반세제는 말할 것도 없고 흔히 살균에 사용되는
락스류보다 살균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크리어의 또 다른 주요성분은 당근이다.

당근성분은 박테리아와 인플루엔자의 공격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 재생을 도와 손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 또한 젊은 주부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크리어"가 투명하면서도 당근색의 불그스레한 색깔을 띠고 있는 것도
당근기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 판매전략 >>>

항균세제 "크리어"를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삼고 있다.

아직까지 막강한 시장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1세대 "트리오", 손피부
자극을 최소화한 2세대 "순샘"에 이은 제3세대 주방세제로 "크리어"를 꼽고
있다.

애경의 200여가지 제품 가운데 "크리어"에 지원되는 광고판촉비가 연
15억원으로 단연 으뜸이다.

크리어 한 제품이 이 회사전체광고비의 10%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 전망 >>>

이 제품의 판매성장가능성이 매우 밝다.

장래시장의 거울이라 할 수있는 미국 일본 유럽등 선진국들에서도 항균
제품들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논문들은 항균세제에 대한 성장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 찰스 거버교수팀이 주방의 세균침투경로를 조사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팀은 뉴욕 보스턴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시카고등 5개 대도시에서 각각
100가구씩 모두 500가구의 행주 식기세척용 스펀지를 조사했다.

수거품 가운데 70%의 행주에서 병원균이 검출됐다.

그 가운데 20%는 장티푸스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제조업체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대표적인 생활용품업체인 콜게이트.팔모리브사와 다이얼사도 재빨리
항균주방세제를 내놓았다.

크리어의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원래 매출곡선은 진열용 제품출하이후에는 다소 수그러드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발매 5개월이 지났는데도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활발한 재구매덕택에 매출곡선이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