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의 땅분쟁이 신준호롯데부회장의 전격적인 도쿄 진사 방문으로
급속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신부회장은 지난주말 도쿄로 형인 신격호그룹회장을 찾아가 롯데제과
서울 양평동 공장부지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지게 한데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부회장은 신회장에게 "형님에게 대항하려는 뜻은 없었다"며 지난
10일의 해임 조치를 재고해줄 것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회장은 이에 대해 즉각 확답하진 않았으나 동생의 "백기 투항"을
받아들일 뜻을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신회장형제가 땅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방안에 합의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땅소송에 따른 2차 공판이 다음달 7일로 잡혀있어
늦어도 그때까지는 신격호회장이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신회장이 땅을 회사 명의로 되찾는 대신 신부회장에게
롯데햄.우유나 롯데캐논 등 일부 계열사의 주식을 대량 양도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부회장과 롯데햄.우유 대표이사부회장 롯데자이언츠구단주
등 신부회장의 직위에 대한 해임 조치는 강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신부회장은 15일 귀국해 법정대리인인 K변호사등과 자신으 거취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