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막된 "제3회 금융자동화 전시회(BANKING KOREA
96)"에는 이날 하룻동안 등록인원만 2천7백여명이 전시장을 찾는 등
첫날부터 성황을 이뤘다.

전시장에는 최근 빈발하고 있는 CD(현금자동지급기)및 홈뱅킹사고를 반영,
보안성을 크게 강화한 자동화기기들이 대거 선보였다.

또 전자금융의 첨단형태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버뱅킹과 전자화폐에 관한
생소한 기기들도 관람객의 눈길을 붙잡았다.

은행 증권 종금 신용금고 등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온 관람객들은 "전시된
자동화기기들이 최근의 금융흐름을 한눈에 알아보게 한다"며 국내 금융
자동화기기의 발전속도에 감탄을 보냈다.

이들은 자동화기기를 직접 작동해보는 등 세심하게 관찰하며 160억원어치의
즉석 상담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청호컴퓨터 효성컴퓨터 삼성항공 신기그룹 미래산업 화창정보통신 등
83개 업체는 직원들을 대거 동원, 관람객을 대상으로 875개 전시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며 분주한 마케팅을 벌였다.

<>.박용정 한국경제신문사장 유시열 한국은행부총재 이규징 국민은행장
이관우 한일은행장 지대섭 청호컴퓨터회장 등 참석인사들은 개막테이프
커팅을 마친뒤 30여분간 전시장을 돌아보며 자동화기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석자들을 격려.

이들은 신기그룹 청호컴퓨터 베르텐 한국데이터비즈니스 맥스텍코리아
효성컴퓨터 한일은시스템의 전시장을 차례로 둘러보면서 전시된 기기에
높은 관심을 표명.

특히 이들은 올해 처음 선보인 청호컴퓨터의 지폐 자동보충 로보트시스템을
보고는 "경비를 절감할수 있는 시스템인 것같은데 비싸지는 않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박사장은 관람후 "''뱅킹코리아''가 국내 전자금융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다양한 기능을 지닌 CD
(현금자동지급기)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효성컴퓨터의 금고형 현금자동지급기는 기존의 열쇠장치에다 전자열쇠장치
까지 가미, 이중의 보안시스템을 자랑.

특히 종전 1.6mm이던 CD기의 철판두께를 앞면 11.6mm, 뒷면 6.6mm,
옆면 3.6mm로 넓히는 등 파손방지에 역점.

또 카드를 위에서 아래로 통과시켜 사용하는 SWIPE 방식을 채택해 카드의
걸림방지에도 주안점을 두었다.

효성컴퓨터는 이밖에 IC카드를 사용할수 있는 CD및 통장정리형 CD 등도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

그런가 하면 대원엠아이는 별도의 기계실없이 부족한 현금을 앞면에서
넣을수 있는 자동회전형 CD를 전시, 관람객들이 직접 작동하기도 했다.

한편 청호컴퓨터는 지폐를 오천원 일천원권 지폐로 혹은 지폐및 동전 묶음
동전 등으로 교환할수 있는 ''현금자동교환기''를 국내 최초로 등장시키기도.

<>.보안체제 강화라는 최근의 금융권 분위기로 인해 감시시스템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화장품 계열의 맥스텍코리아의 디지털 감시시스템은 원격지 상황을
CCD 카메라로 포착해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를 이용, 중앙통제소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녹화및 재생하는 고해상도의 디지털 원격감시
시스템.

이 시스템은 야간이나 사람의 왕래가 빈번하지 않은 지역에서 물체가
움직이는 것만 화면에 담아 테이프 절약할수 있도록 한게 장점.

삼성항공이 선보인 원격감시시스템은 무인점포와 같이 멀리 떨어진 곳의
화상을 ISDN망을 이용해 지점에 전송함으로써 이상발생시 현장의 상황을
즉시 확인할수 있도록 했다.

KSI도 디지털 화상감시시스템로 보안성을 중요시하는 금융기관 관계자들의
입맛을 당겼다.

<>.이날 전시장에는 외국인 바이어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띠어 전시회에
대한 국내외의 열기를 반영했다.

일본인 바이어들은 전시회가 개막되기 전인 9시30분경에 이미 자동화기기를
관람하는 성의를 과시.

특히 (주)카티정보의 부스에는 영국 Eyretel사의 홍콩사무소 크레이그존슨
(25)씨가 파견돼나와 외국인과의 상담 등을 도와주기도.

존슨씨는 동시에 TV채널시청 화상회의및 데이터베이스 등 모든 화상매체에
통합 연결할수 있는 "미디어게이트"를 설명하느라 분주한 모습.

한편 대원엠아이및 효성컴퓨터 전시관 등에는 미모의 도우미들이 친절하게
고객을 응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

<>."사이버뱅킹, 안전한가"란 경고문구로 관람객의 시선을 모은 연합전자
미디어는 자사의 퍼펙트시큐리티시스템을 3초이내에 지문조회가 가능한
개인보안시스템이라고 설명.

연합전자미디어 관계자는 "지문이 갖고 있는 특성인 불변성과 유일성으로
IC카드 패스워드 등의 위조 변조위험을 완벽하게 해결했다"며 "홈뱅킹에
지문인식시스템을 채용할 경우 제3자의 침입이 완전 불가능하게 된다"고
강조.

또 미래산업은 128비트이상의 가변키 암호기능을 제공하는 인터넷뱅킹
시스템으로 은행관계자들의 발길을 머물게 했다.

이 시스템은 이같은 비밀키를 사용해 인터넷뱅킹에 대한 해킹의 위험을
"완전히" 봉쇄했다고 미래산업측은 설명.

미래산업측은 자사와 유사한 시스템의 미국 넷스케이프사 제품은 40비트의
키를 갖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부연.

<>.한준전자는 "슈퍼K"라 불리는 1백달러 위조지폐를 0.9초내에 식별할수
있는 감별기를 출품해 눈길.

이 감별기는 강력한 광학 적외선 센서및 자기광센서를 부착, 위폐 또는
의심이 가는 지폐면 자동적으로 경고 부저음이 나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회사 직원은 "아무리 정교한 위폐라도 통과시키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컴퓨터및 베르텐사 등은 IC카드의 보급이 확대되는데 따라 첨단
카드발급시스템을 선보이고 관람객들의 사진이 새겨진 카드를 즉석에서
발급해 주기도 했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