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올들어 국내은행사상 초유의 기록을 만들었다.

은행설립 33년만에 지난 6월말 총수신 3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79년 총수신 1조원을 돌파한 후로는 불과 17년사이에 이뤄진 놀라운
신장세였다.

1,000억원의 증자를 한 지난해 민영화가 이뤄졌다는 걸 보면 더욱 빛난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금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지원
우수단체부문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올해초부터 특허권을 담보로 한 기술담보제도를 실시한데다 본부임원과
부서장들이 대상업체를 직접 방문 상담하는 발굴금융을 적극 추진한 공로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국민은행은 상반기 결산결과 업무이익 2,792억원 세후
당기순이익 1,001억원을 달성, 은행권 최고의 이익을 나타내는 등 탄탄한
경영성적을 보였다.

이같은 사정을 반영, 지난 6월 개최된 금융학회 세미나에선 향후 리딩뱅크
(선두은행)로 부상할 것이란 견해가 대두되기도 했다.

소매금융에서 강점을 보이고 유통경로에 나름대로의 강점이 있으며
고객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물론 경영진의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점이 동시에 거론됐다.

국민은행의 이와 같은 성장가도를 달리는데는 소매금융에 특화된 은행
으로서의 든든한 시장기반 등 여러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은행 최대의 전산시스템과 국내 최첨단의 금융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한 밑거름이 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국민은행은 고객수및 계좌수가 국내 은행중 가장 많아 과도한 거래건수로
업무생산성의 향상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업무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산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국내 은행들사이에 요즘 보편화돼 있는 종합온라인시스템을 최초로 도입,
영업점 마감시간을 1시간이상 앞당기고 영업점 직원들의 업무생산성을
제고하는데 보탬이 돼도록 했다.

자동화기기의 도입에서도 앞장섰다.

이로인해 창구혼잡이 크게 줄어들어 고객불편이 해소됐을 뿐만아니라
다른 은행과의 경쟁에서도 한발짝 앞서는 바탕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종합통장제도도 빼놓을수 없다.

정기예금이자 적금월부금등을 자동으로 이체할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번 은행에 나와야 하는 불편을 덜게 한 것이다.

또 기업의 자금관리를 대행하는 펌뱅킹시스템 전화.PC 등을 이용한
홈뱅킹시스템의 도입과정에서도 늘 선두적인 위치였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모든 업무가 전산으로 처리돼 전체업무의 35%만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처리하면 되도록 바뀌었다.

나머지 65%는 자동화기기 일렉트로닉뱅킹 센터일괄집중처리를 통해
처리된다.

국민은행은 이 비율을 높여 2,000년에는 전체업무의 80%를 자동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특히 무인점포의 확장에 적극적이다.

국내 최대의 4백90여개 유인점포외에 무인점포인 "365 오토뱅크"를
2백70여개 운영하고 있다.

2,000년까지는 이를 천개까지로 늘려나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현재 연중 무휴 22시간(오전7시~다음날 오전5시) 운영되는 온라인
시스템으로 인해 고객들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PC나 전화로 예금이체
잔액조회 입금내역조회 신용카드및 현금카드 분실신고 등을 할수 됐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업무 자동화에 그치지 않고 본부업무의 사무자동화에
있어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80년대초 경영정보시스템을 구축, 업적평가 등 42개 시스템을 운영해온데
이어 90년대들어선 기존의 경영정보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다.

금융환경 변화와 새로운 정보기술의 출현에 대응해 경영전략적 무기로
활용하자는 취지이다.

새로운 경영정보시스템의 특징은 클라이언트 서버기술 엔드유저 컴퓨팅기법
4세대 언어사용 등 신기술의 도입에 중점이 두어진다.

다운사이징기법 관계형 DB(데이터베이스)사용 케이스툴활용 등이 그것이다.

새로 구축된 경영정보시스템은 의사결정시스템이자 전략정보시스템으로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영정보시스템은 또 전 업무분야에 걸쳐 적용됨으로써 "가장 앞서나가는
은행" "경쟁력있는 은행" "고객이 만족하는 은행"이라는 은행의 중점 추진
목표 달성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경영자정보시스템(EIS)를 통해 하부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직접 색인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자산부채관리시스템(ALM)의 실시는 온라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스크의 계량화 금리예측 자금계획의 분석을 가능케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다가올 경영위험을 예측할수 있음은 물론 안정적인
수익창출도 도모할수 있게 됐다.

고객관리시스템의 완성은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민은행은 이 시스템으로 <>예상고객에 대한 분석 <>가격결정지원
<>세대관리 등을 실시, 고객만족도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자동화와 관련, 국민은행은 <>업적관리시스템 <>영업점정보시스템
<>표준사무량시스템 <>원가계산시스템 등에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업적관리시스템이란 영업점의 제반실적을 시계열로 축적하고 실적자료및
분석자료를 신속하게 본부부서및 영업점에 제공해 대책을 수립하고 영업
활동에 반영할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점정보시스템은 주요고객현황 주요계수실적 중요거래내역 등 50여종의
자료를 시계열로 축적.분석, 영업점에서 온라인으로 조회해 업무추진에
활용할수 있도록 한 시스템.

또 인사급여시스템은 직원인사관리및 교육훈련 노무관리 급여상여를
총괄하며 표준사무량시스템은 직원들의 사무량파악을 통해 생산성 제고에
도움을 준다.

국민은행의 금융자동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0년대까지의 중점 추진전략은 더 획기적이고 방대하다.

국민은행은 국제금융업무의 확충을 위해 국제금융 전담팀을 신설 운영하는
한편 국제투자및 금융업무 취급을 확대하고 전세계의 국민은행 본지점을
온라인시스템으로 연결, 글로벌뱅킹시스템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이같은 기본계획을 금년중 마련,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노다운 시스템구축 또한 동시적으로 중점 추진된다.

온라인장애로 인한 고객의 불편을 근본적으로 없앨 목적으로 "다운이 없는
온라인시스템" 구축과 병행해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인
상태이다.

그런가하면 최첨단 금융서비스인 빅맨사이버뱅크 시스템을 개발, 지난
8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빅맨사이버뱅크"란 무인점포에 설치된 멀티미디어PC 고성능카메라
카드발행기 장표인자용 레이저프린터 등 첨단기기를 통해 원격지에 있는
365일 가상점포 통제센터 직원과 화면을 보고 대화하면서 은행거래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국민은행이 지향하는 바는 "고객과의 접점을 시간적.공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표현에서 명확히 알수 있다.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받는 시대.

그래서 고객은 점점 더 편리함과 만족을 얻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